우리 사회에서 시골은 마냥 한적하고 노인네들만 남아 있는 곳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시골에도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고 전통사회 가치가 온존하며 무엇보다 사람 사는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우리 사회가 봉착해 있는 제반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담론적 가치가 뿌리깊게 남아 있다.

남해에서 열리는 시골영화제는 연륜은 짧지만 그런면에서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본다.

시골영화제는 남해 지역민들로 구성된 둥지기획단이 주최하는 영화제이다. 시골에 웬 영화제인가 싶은 의구심이 들만한데 그 옛날 새마을운동 일환으로 반공영화 상영하던 기억을 떠올린다면 그런 편견은 내려 놓아야 할 듯하다. 그만큼 내용이 알차고 우리 사회에 던지는 문제의식이 만만치 않은, 시골에서 상영되어 더 시사하는 바가 큰 영화제이다.

애초의 출발은 2018년 남해여성회 주최로 열린 독립영화제인 손뼉영화제였다. 지난해부터는 새롭게 출발하여 7월에서 11월까지 한 달에 한 편씩 상영되는 방식이었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 등으로 28일에서 30일까지 3일간 연속해서 6편을 상영한다. 장소는 남해군 남면에 있는 남구체험휴양마을(시크릿바다정원) 다목적실이다.

우리가 시골영화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시골에서 영화제를 한다는 그 자체도 대단한 용기지만 그보다는 여느 영화제 못지않은 주제와 영화 선정의 진지함에서 찾아야 한다. 지난해 주제는 젠더나 이주민 등 문화다양성이었다. 특히 문화다양성은 시골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다. 문제를 공유하면서 이해를 높여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감독과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강연도 있었다. 내용이 알차다보니 관객도 많았고 소감들도 이 영화제가 오래가야 할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주고 있다.

올해 주제는 로컬의 힘이다. 로컬(지역 혹은 지역성)이란 큰 개념 아래 환경, 청년(취업), 노인(고령화)과 관련한 영화 6편을 선정했다. 모두들 호평 받은 작품이고 우리 사회가 풀어내야 할 숙제들이 담겨 있다. 시골에서 던지는 메시지를 우리 사회는 읽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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