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집중호우 피해를 본 하동 화개장터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고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등을 격려했다.

이날 오후 1시 18분께 화개장터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마중 나온 윤상기 하동군수, 김종영 화개면장, 김유열 화개장터상인회장 등과 만나 "군민들이 많이 안타까워하고 있겠다"고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시장에서 점포들을 둘러보며 "안에 있는 것들을 겨우 치운 상태냐. 생업이 막막해진 상태 같다"고 했고, 윤 군수는 "코로나19로 5개월치 월세를 면제하기도 했는데 수해 피해까지 났다"고 답답해했다.

상인들과 마주한 문 대통령은 "평소에도 감당이 안 되는 피해인데 관광에 대비해 물건을 넣은 상황에서 피해를 입었다" "겨우 청소만 한 상태냐" "사시는 곳은 어떠냐"고 물었고, 한 상인이 "잠을 못 잔다"고 하자 손을 잡으며 위로하기도 했다.

시장 근처에서 선풍기를 닦고 있던 자원봉사자들을 만나서는 "자원봉사를 해주니 희망과 격려가 된다"며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은 "한창 피해복구 작업을 하는데, 영접 또는 의전적인 문제로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방문을 망설였다"며 "하지만 워낙 피해 상황이 심각해 대통령이 가는 것 자체가 격려가 될 수도 있고, 행정 지원을 독려하는 의미가 있어 방문을 결정했다. 대신 현장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수행 인원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를 방문, 집중호우 피해현장을 둘러본 뒤 관계자 및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를 방문, 집중호우 피해현장을 둘러본 뒤 관계자 및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청와대는 화개장터 방문 후 진행된 주민대표 및 현장 책임자들과 간담회에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도 참석시키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화개장터는 영호남의 상징으로 국민이 사랑하는 곳인데 피해가 나서 안타깝다"며 "섬진강 방류 때문에 침수 피해는 불가피하게 입었지만 민·관·군이 곧바로 협력하고 대응해 인명피해 없이 잘 막아낸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과 격려가 되는 건 시급하게 지원이 이루어지고,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이 되는 것인데 하루빨리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갑작스럽게 대피하면서 혈압약 등 평소 드시던 상비약도 챙겨나오지 못했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까지 챙겼으면 한다. 또 코로나19 방역이 조금 느슨해질까 염려도 있는데 이런 부분도 잘 챙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하동 등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신속히 마무리하는 한편, 수해시 정부가 지급하는 재난지원금 액수를 2배로 상향하기로 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특별재난지역과 관련해 경남, 광주, 전남 등에 대한 피해 조사를 하고 있고 행정안전부에서 최종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지정 시기는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다. 재난지원금도 사망의 경우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침수의 경우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2배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요구하는 4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5000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보고 있고 아직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며 "감당 가능한 재정 상황인 만큼 추경은 추후 판단할 것"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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