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흔적·기록 엮어
사진자료 활용해 읽기 수월

'진주가 천년 역사를 지닌 도시임에도 문화유산의 존재를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진주에 있던 수많은 역사 원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과거 사실에 근거한다. 지금부터라도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 전해야 한다.'

진주문화유산원(원장 심동섭)이 진주목(晋州牧) 기록화사업의 하나로 진주 역사이야기 22선을 담은 〈Story of 진주〉를 발간했다.

이 책의 특징은 근·현대 진주의 역사적 기록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 보다는,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과 계명대학교 행소박물관, 국립무형유산원, 한국사진작가협회 진주지부 등의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진주 관련 사진자료를 확보·게재해 진주시민들이 진주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공을 들였다는 점이다.

〈Story of 진주〉에는 진주 남강을 가로지르는 최초의 다리인 배다리(船橋)와 근대 진주역사 수난의 한 페이지로 기록된 진주신사(晋州神社), 친일인사를 배격하고 순수 민족계 상인들로 구성된 상무사(商務社), 진주지역 최후의 의병활동 중심지인 낙육재(樂育齋), 진주목의 상징인 진주객사(晋州客舍), 권력층의 수탈과 착취에 맞선 진주 농민들의 애환과 아픔이 녹아 있는 이걸이 저걸이 갓걸이 등 22가지의 진주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진주의 대홍수로 기록된 1933년 발생한 계유년 홍수의 경우, 당시 진주지역의 피해상황을 알 수 있는 기록사진이 최초로 공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진주읍사무소에서 구호품을 지급받는 진주시민과 초가의 모습은 물론, 식산은행(殖産銀行), 망월여관(望月旅館), 경남여객회사, 조일견직(朝日絹織), 진산금융조합(晋山金融組合), 원전자동차회사(原田自動車會社) 등 일제강점기 당시에 진주에 있던 각종 기관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조선 후기 철종 연간에 제작된 분첩절첩식 지도인 동여도(東輿圖)에 기록된 진주 남강의 대표적인 4대 나루터인 청천진(菁川津), 남강진(南江津), 황류진(黃柳津), 운당진(雲堂津)을 비롯한 칠암동 모디기나루터 등 진주의 나루터 역사도 한눈에 알 수 있다.

〈Story of 진주〉를 지은 황경규 진주향당 상임고문은 "진주시가 발행하는 촉석루 문화탐방에 게재한 원고를 모아 책으로 펴냈다. 돌이켜보면, 차츰 잊혀가는 진주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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