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회견
업장 재생에너지 설비도 촉구
삼성생명 "신규 검토 없을 것"

최근 기록적 폭우로 기후위기 심각성이 떠오르는 가운데 경남 환경단체가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석탄발전산업 투자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은 11일 오전 11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삼성생명 동마산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국내외 석탄발전 투자를 중단하고, 전 사업장에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하라"고 주장했다. 비상행동은 지난달 29일에도 삼성전자서비스 마산센터 앞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인천환경운동연합도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계열사는 석탄발전 사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1·2호기, 베트남 붕앙 2·3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척화력발전소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비상행동은 "세계 최고 기업이라는 삼성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세계적 흐름을 모를 리가 없는데도 석탄 발전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삼성증권이 호주 아다니애보트포인트 석탄 항만시설(AAPT) 투자를 포기한 일을 '현명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삼성증권은 호주 환경단체 마켓 포시즈에 "앞으로 아다니그룹의 석탄사업에 추가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앞으로 ESG투자 정책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ESG 투자란 투자 결정 과정에서 재무·환경적 요소와 지배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투자를 말한다.

▲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은 11일 오전 11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삼성생명 동마산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은 11일 오전 11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삼성생명 동마산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석탄발전사업 투자를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창우 기자

삼성증권의 이 같은 결정은 '호주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청소년모임이 지난달 15일 시드니 삼성전자 매장 앞에서 시위를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이날 호주 청소년들은 삼성이 아다니그룹 석탄산업 투자를 멈추지 않으면 삼성전자 제품 불매운동을 펼치겠다고 엄포를 놨다.

비상행동은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5월 6일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은 하지 않겠다'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말했다"며 "석탄발전은 국격에 어울리지 않는 비윤리적인 사업이니 하루빨리 중단을 선언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척화력발전소 투자는 이미 진행된 사업이라 어쩔 수 없지만, 지난 2년간 석탄발전사업 투자가 전혀 없었고 신규 투자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세종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프로젝트파이낸싱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투자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데, 투자가 사회적 가치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파기 시 발생하는 비용보다 사회적 가치 이행에 따른 기업 이미지 상승분이 크다고 생각하면 계약기간 내 자금 회수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후솔루션은 효과적인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대응 정책 마련을 위해 2016년 한국에서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에너지·기후변화 정책에 전문성 있는 법률·경제·금융·환경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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