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대원동·팔룡동 주민들, 기업체 구체적 공개 요구
의창구 "남천 건너 공단 추정…점검 지속해 악취 해결"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팔룡동 주민들이 수년째 악취 민원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악취 문제가 수년째 반복되는 데도 개선되지 않는다며 창원시에 근본적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악취 근원을 창원산단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창원산단 주변 악취 민원 = 창원시 홈페이지 민원게시판 '시민의 소리'에는 대원동·팔룡동 주민이라 밝히며 악취를 호소하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한 주민은 "어제(8월 2일) 오후 8시쯤 무엇인가를 태우는 냄새(화학)가 강하게 났다. 업체들이 기습적으로 무언가를 태우는 듯한데 창원시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느냐"고 물었다.

또 다른 주민은 "창문을 열면 왜 그렇게 메스꺼운 냄새가 막 들어오는지 모르겠다. 지난해 여름에도 이랬다. 이사 가는 게 정답이냐"고 호소했다.

다른 민원인도 "새벽 3시께 약품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잠에서 깼다. 맡아 보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심각한 냄새인지 모른다. 더운 여름날에 창문을 닫고 자야 한다"고 토로했다.

대원동 아파트로 이사 온 지 1년 6개월이 됐다고 밝힌 주민 ㄱ 씨도 "15층에 사는데 악취 또는 플라스틱 가공 냄새가 난다. 그동안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는데 왜 변화가 없는지 모르겠다"면서 "어느 업체에서 악취가 발생하는지 창원시는 시민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매년 반복하는 창원시의 악취 민원 대책 = 시민 불만이 잇따르자 창원시는 지난달 대원동과 팔룡동 일대 악취 배출사업장 80개소를 현장 조사했다. 이 가운데 중점이 되는 사업장은 오염도 검사도 진행했다. 시는 몇몇 업체에 행정처분(개선명령·3곳)을 내렸다. 또 악취가 의심되는 사업장에 무인 악취 포집기를 설치해 감시하고 있다.

시는 '악취 민원 해결을 위한 원인 분석 및 해결 방안' 용역도 벌이고 있다. 앞서 의창구는 올 2월 주민·기업체 등과 악취관리협의회를 꾸렸다. 5월에는 창원대에 용역을 맡겼다. 용역은 올해 말까지 진행한다.

문제는 시의 이 같은 대책이 몇 년째 되풀이된다는 점이다.

대책은 매년 발표되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시는 창원기상대와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협력해 악취 예보·관리제를 시행한 바 있다.

2013년에는 악취실태조사 용역을 거쳐 창원국가산단 내 17.24㎢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기업체와의 자율협약,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철에는 악취 민원이 많은 팔룡·대원동·동읍을 중심으로 야간 환경 순찰을 시행한 바 있다.

의창구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창원시내 아파트 26층(피난안전구역)에서 60시간 넘게 머물며 모니터링과 악취 오염도 검사를 했다"면서 "창원 남천 건너편 창원산단 쪽에서 악취가 넘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도·낙동강유역환경청·성산구·마산회원구청 등에 협조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점검으로 악취 해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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