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주의보·경보만 발령"
하동지역 수해 자초 분통

지난 7일과 8일 지리산 지역의 집중호우로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를 비롯한 곳곳에서 수해를 입은 가운데 이번 피해가 섬진강 상류에 있는 섬진강댐의 방류량 조절 실패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로 화개장터가 물에 잠기고, 화개면과 하동읍, 악양면 일원에서 건물 336동이 침수됐다.

특히 8일 하동읍에서 화개면으로 이어지는 섬진강 변 국도 19호선 18.3㎞의 차량 통행이 통제됐고, 하동에서 전남 광양 진상역으로 가는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화개면에 있던 주민과 관광객 수백 명이 이동을 못해 고립됐다.

수해를 당한 주민들은 섬진강댐에서 갑자기 방류량을 늘린 탓이라고 주장한다. 화개면 주민 ㄱ 씨는 "비가 많이 온 건 알겠지만, 이 정도까지 침수될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섬진강댐이 평소에 미리 수위를 조절했으면 이렇게 피해가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하동송림 인근 섬진강 변에 물놀이장 개장을 준비하던 하동군 소상공인들은 개장도 못한 채 큰 시설 피해를 입었다.

이상주 소상공인협동조합 '놀이터' 운영위원장은 "이번 섬진강 변 재해는 인재다. 섬진강 상류댐 방류정보를 알려 주었어야 하는데, 그저 홍수주의보나 홍수경보만 발령해 주민들이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 한 것이 피해를 키운 이유"라고 지적했다.

섬진강댐은 8일 새벽 수위가 계획홍수위에 근접하면서 초당 600t 수준으로 방류를 시작하다가 별다른 예고 없이 오전 8시부터 초당 1800t의 물을 방류했다.

수자원공사는 애초 예측을 뛰어넘은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갑자기 방류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하동 주민 ㄴ 씨는 "최근 들어 기상이변으로 집중호우가 잦고, 올해는 장마가 유례없이 길어지는 상황이면 댐이 평소에 저수율을 잘 조절했어야 하지 않았나. 한꺼번에 물을 방류하면 하류는 대비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동군은 이번 섬진강댐 방류 문제에 대해 섬진강 유역 자치단체들로 구성된 섬진강환경행정협의회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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