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수위 조절 실패로 피해"…수공 "안전 위한 조치"

지난 7·8일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겪은 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태풍·장마 때마다 피해가 반복될까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진주·합천 등에서는 대규모 댐 방류가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준희 합천군수는 지난 10일 "합천댐이 홍수를 대비한 수위 조절에 실패해 피해를 키운 인재"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수자원공사 합천댐지사는 지난 7일 오전 초당 300t을 방류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께 초당 800t가량을 흘려보냈다. 집중호우가 시작된 8일 오전 10시 초당 1200t을, 오후에는 초당 최대 2700t을 방류했다. 평소 합천댐 방류량이 200t을 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13배 이상 많은 양이다.

진주와 사천에 영향을 주는 남강댐에서는 홍수위 조절을 위해 8일 한때 진주 방면으로 초당 600t, 사천만 방면으로 초당 5400t을 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강댐이 사천만 방면으로 초당 5000t 이상 방류한 것은 2002년 태풍 루사 때 이후 18년 만이다. 진주 방면으로 초당 600t 이상 물을 흘려보낸 건 남강댐 운영 이후 처음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권역본부는 "대규모 댐 방류는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댐 수위를 홍수기 댐별 제한수위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데, 기록적인 폭우로 수위가 올라간 탓에 방류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 11일 창녕군 이방면 장천리 합천창녕보 인근 낙동강 둑이 복구되어 있다. 사진 오른쪽 위쪽 교각이 합천창녕보다. /김구연 기자 sajin@
▲ 11일 창녕군 이방면 장천리 합천창녕보 인근 낙동강 둑이 복구되어 있다. 사진 오른쪽 위쪽 교각이 합천창녕보다. /김구연 기자 sajin@

합천댐 홍수기 제한수위는 176m인데 7일 오후 7시께 이미 제한수위를 넘어섰다. 8일 오전 8시에는 수위가 177m를 넘었고, 초당 방류량 2000t을 넘긴 건 제한수위보다 2m 높은 178m에 다다르면서다.

남강댐 홍수기 제한수위는 41m로 7일 오후 1시께부터 초당 1000t이 넘는 물이 유입하면서 오후 9시에 제한수위를 넘어섰다. 남강댐지사는 8일 오전 제한수위보다 3m나 높은 44m에 가까워지자 초당 5000t 이상의 물을 방류했다.

낙동강권역본부는 매뉴얼에 따라 수문 방류 3시간 전부터 댐 하류지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문을 발송하고 경보방송 등 사전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우 예보가 있었던 만큼 사전 방류량을 늘려 댐 수위를 조절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낙동강권역본부는 "집중호우 전 예보된 강우에 대비해 적정량의 사전 예비방류로 수위 조절을 했으나, 지난 6월 장마가 시작된 이후 예측할 수 없는 대규모 강우가 발생했고 7·8일 갑자기 강우량이 증가하면서 방류량이 늘어났다"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 상황에 장마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데다 장마가 끝나면 용수로 사용해야 해 무리하게 사전 방류를 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수공은 수해 복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각 유역의 피해 사항을 확인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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