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변경·개관…대관 전문 전시관으로 탈바꿈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금강미술관 건물에 다음 달 1일 새로 상상갤러리가 개관한다. 대관을 전문으로 하는 상업갤러리이긴 하지만 미술관 존속을 바란 지역 미술인들의 바람이 어느 정도 이뤄진 셈이다.

◇대관을 전문으로 하는 갤러리

상상갤러리는 건물주인 VLC테크놀로지 김동숙 대표가 직접 운영을 한다. 2년 전 금강미술관 건물을 사들인 김 대표는 금강미술관 임대 계약이 6월 말로 끝나자 임대 사업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좋은 전시 공간이 사라지는 걸 아쉬워하는 지역 문화예술계 분위기가 있었다.

지난 5월 7일 김경영 경남도의원(문화복지위원회)이 주선해 경남예총, 경남민예총을 포함해 창원, 마산, 진해 지역 예총과 미협 등 지역 예술단체 수장들이 금강미술관 1층 전시실에 모여 금강미술관 존속 대책을 논의한 일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주변 사람들의 권유까지 더해져 김 대표도 마음을 움직였다.

김 대표는 "남편의 조언으로 임대 사업 대신 미술관 운영을 하게 됐다"며 "상상갤러리가 지역 예술가들이 발돋움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상갤러리 이름은 갤러리 앞을 지나는 창동상상길에서 가져왔다.

상상갤러리는 대관 전문 갤러리를 내세운다. 대부분 전시장이 대관을 하긴 하지만, 대관을 전문으로 하는 갤러리는 부산, 경남을 통틀어도 흔하지 않다. 대관 공간은 기존 금강미술관 지하 1층과 1층, 2층 세 곳이다. 보통 대관이 일주일씩 이뤄지는 것으로 볼 때 한 곳당 월 4회씩 한 달 최대 12회까지 대관할 수 있다. 금강미술관이 수장고로 쓰던 3층은 회의나 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 김동숙(왼쪽) VLC테크놀로지 대표와 강대중 상상갤러리 디렉터.  /최석환 기자
▲ 김동숙(왼쪽) VLC테크놀로지 대표와 강대중 상상갤러리 디렉터. /최석환 기자

◇지역 미술인 전시 갈증 해소할까

상상갤러리 예술감독(아트디렉터)은 강대중 씨가 맡는다. 강 씨는 최근까지 창동예술촌 내 스페이스 1326 갤러리를 운영했고, 현재 서울에서 A 벙커 갤러리 공동대표를 하고 있다. 김동숙 대표 친언니가 마산미협 소속 김동준 작가인데, 그가 강 씨를 추천했다고 한다.

강 씨는 "금강미술관이 사라지는 것을 많은 분이 아쉬워했었는데, 김 대표님의 결심으로 상상갤러리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며 "지역 작가들의 전시 갈증을 없앨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강 씨는 대관 전문 갤러리 예술감독으로 대관 섭외나 작품 판매 등에 힘을 쏟으면서 한 해에 몇 번은 젊고 유망한 작가나 지역 작가들을 대상으로 기획전도 열 계획이다. 갤러리 개관 전시로 마산, 창원, 진해미협 회원 40여 명이 참가하는 단체전이 열릴 예정이다.

상상갤러리 전신인 금강미술관은 지난 2016년 4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에 있는 선박 부품 제조업체 ㈜한국야나세 우영준 회장이 금강제화 매장이었던 지금 건물을 사들여 개관했다. 우 회장은 2년 전 건물을 김동숙 대표에게 판 후에도 지난 6월까지 임대료와 운영비를 대며 미술관을 유지했다. 금강미술관 내 있던 우 회장 소장품은 현재 모두 옮겨졌고, 우 회장은 다음 달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 자신만의 갤러리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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