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경쟁률 최고 '100 대 1'
코로나에 기업 채용 가뭄 여파
경남TP·창원산업진흥원 인기

창원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다 지난 5월에 퇴직한 40대 ㄱ 씨는 경남테크노파크 공개채용 모집공고를 보고 원서를 냈다. 기업체 근무 경력이 20년이 넘고, 관련 석사학위를 갖춰 무난히 서류전형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탈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채용문을 걸어 잠그면서 신규 채용하는 경남지역 경제 관련 공공기관의 채용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행정직 1명을 선발하는 공개채용에 100명이 몰릴 정도다.

공공기관인 경남테크노파크(경남TP)는 최근에 5급 상당 정규직 연구원 22명과 기간제 3명 등 25명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이번 공개채용에는 전국 각지에서 지원자 564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22.56 대 1에 이른다. 기업지원단과 자동차로봇센터, 기계소재부품센터 등에서 일할 연구원을 뽑는 데 이처럼 많은 지원자가 몰리자 경남TP 내부에서도 놀라워하고 있다.

경남TP는 이번 연구원 채용에 학사학위만 있으면 지원할 수 있지만, 석·박사급 이상 고학력 지원자가 다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채용과 비교해서도 경쟁률이 15 대 1에서 22 대 1로 뛰었고, 석·박사 이상 지원자도 1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이 지원자가 많이 몰린 것은 기업 지원활동을 통해 높아진 경남TP 인지도에 더해 최근 기업들의 신규채용이 위축되면서 더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석종 경남TP 행정지원실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들의 채용이 줄면서 공공기관을 선택하는 지원자가 몰린 것 같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기업지원 등 인력 수요가 많아지면서 채용 규모가 늘어났고, 온라인 신청을 통한 접수 간소화 등도 지원자가 몰린 한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달 연구원 1명과 행정사무직(6급) 1명을 채용한 창원산업진흥원에도 지원자가 몰렸다.

특히, 1명을 뽑는 행정직에는 100명이나 지원했다. '석사학위 이상으로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출자기관·연구소 등에서 연구원으로 경력 1년 이상인 자'로 제한한 연구원 모집에는 13명이 지원했다.

이지홍 창원산업진흥원 과장은 "지난 4월 채용 당시에도 1명을 뽑는 행정직에 85명이 지원했는데 이번에는 100명이 몰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줄이고 있어 노동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청년층의 취업문은 좁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임금에 대한 인식 조사'를 보면 조사대상 기업 301곳 중 19.3%는 올해 신규 채용을 포기했고, 31.2%는 채용 일정을 미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