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을 통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부득이하게 일이 생겨, 며칠 전 지인과 오랜만에 즐겨 찾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식당에서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것도 께름칙한데 전부터 생각해왔던, 보통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사 테이블 위의 양념통, 수저통이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주문한 된장찌개를 덜어 먹을 수 있는 접시와 국자까지 제공되지 않았다.

코로나19는 공기 중 비말뿐만 아니라 식사 중에도 전염으로 인해 확진자 발생이 빈발해 사실 국, 찌개로 대표되는 우리의 음식문화뿐만 아니라 대부분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수저통 문화 등 우리 일상의 음식문화를 차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예전부터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선진국 여행 중에 식당을 이용해보면 음식주문을 하고서야 직원이 물컵, 수저 등을 제공해 주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식당 테이블 위 수저통에 수많은 사람의 손이 거쳐 갔을 것이고, 그들의 숟가락이 소금 등 양념통을 마구 들락거린다. 특히나 수저통 밑바닥을 씻는 식당이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프랑스 식품환경위생노동청(ANSES)은 코로나19가 감염자의 오염된 손으로 음식 등을 만지거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으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당국 또한 음식을 각자 접시에 덜어 먹도록 권고하고 있다.

당분간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의 위생수칙을 지속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서, 오랫동안 우리의 일상화된 음식문화 관행 또한 하나씩 바꿔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공용 숟가락과 젓가락을 이용한 각자 따로 덜어 먹는 방식, 음식 주문 후 숟가락과 양념을 제공하는 방식 등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생활을 위해 점진적으로 우리의 음식문화를 개선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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