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농공단지 도로·공장 생겨
법수·군북면은 여전히 농경지
창원 진북 한 지점 공터로 확인

'건설 폐기물 10만t 불법 매립'을 고백한 건설 중기업자 김 모 씨가 지목한 곳은 함안·창원지역 일대 8곳이다. 27년이 지난 현재, 현장을 찾아보니 공장 등 건물이 세워진 곳이 많다.

김 씨가 1993·1994년에 한일합섬 건설사업본부와 구조물 해체전문업체 지시에 따라 건설 폐기물을 가장 많이 매립한 곳은 가야농공단지다. 함안군은 1992년 당시 7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1997년 완공을 목표로 가야농공단지 약 6만 9400㎡(약 2만 1000평)를 조성했다. 김 씨는 "이곳에 건설 폐기물 15t 덤프트럭 2000대(3만 t) 양을 묻었다"고 고백했다. 현재, 매립지 위에는 도로가 나거나 공장이 들어서 불법 매립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 함안 가야농공단지 건설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 지점에 세워진 공장./이혜영 기자
▲ 함안 가야농공단지 건설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 지점에 세워진 공장./이혜영 기자

건설 폐기물 1만 500t 매립 의혹 지점인 함안군 대산면 평림리 ○○번지에는 한 업체 경비실 건물이 세워졌고, 일부 지점은 정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 씨가 불법 매립지로 지목한 함안 법수면·군북면 논 곳곳은 여전히 농작물이 자라고 있다. 김 씨는 "같은 논이라도 띄엄띄엄 점토 성분이 많은 곳이 있었다. 점토를 파서 팔면, 일반 흙으로 메워야 하지만, 건설 폐기물을 묻고 윗부분을 흙으로 덮으란 지시가 있었다. 그렇게 논에 폐기물을 묻은 곳이 10여 곳"이라고 고백했다. 특히, 법수로 ○○번길 인근 165㎡(약 50평) 터는 10m가량을 파낸 후 폐기물을 묻었다고 했다. 지난 1일 찾은 매립 의혹 지점은 잡초만 무성했고, 인근에는 작은 고추밭이 있었다.

▲ 건설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 지역인 함안 군북면 논./이혜영 기자
▲ 건설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 지역인 함안 군북면 논./이혜영 기자

김 씨는 1994년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일타운 1차 아파트 내부 재공사로 발생한 폐기물이 약 2만 2000t이라고 주장했다. 이 폐기물 절반가량을 묻은 곳이 함안군 함마대로 ○○번길인데, 이곳은 현재 골프연습장이 영업 중이다. 김 씨가 지목한 매립 지역은 한때 골프연습장 주차장으로 쓰였지만, 2000년 이후 인근 국도 직선화 사업으로 건물을 옆으로 옮기면서 현재는 그곳에 잔디밭이 조성돼 있다.

창원지역 불법 매립 의혹 지점도 개인 업체가 공장 등을 운영 중이다. 폐자재 무허가 처리업자 신 모 씨가 한일합섬 기숙사 15동을 허물고 발생한 폐자재를 불법 매립하다 적발된 곳에는 다소 규모가 큰 공장이 들어서 있다. 1만 5000t 분량의 건설 폐기물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진북산업로 ○○번길 지점은 한 폐기물처리업체 소유로, 매립 의혹 지점은 공터로 확인됐다. 이 외 김 씨는 주남저수지 인근 동읍로 ○○번지를 매립 의혹 지점으로 지목했지만, 2005년에 확인한 건축물이 없어져 인근 주민 증언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 건설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 지역인 마산 진북면 터./이혜영 기자
▲ 건설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 지역인 마산 진북면 터./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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