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노선에서 적자만 생기지는 않아
수익 욕심 지나치면 더 많이 잃을지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게 시내버스 파업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몫이다. 시민들은 대부분 막연하게 시내버스 대부분이 적자에 허덕이거나 흑자를 내도 쥐꼬리만하겠지 생각하면서 불편을 참고 견딘다.

농어촌 지역 시내버스는 한두 사람이 띄엄띄엄 타고 내릴 뿐 자리가 거의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 자치단체가 손실을 메워주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손실을 보전해주지 않으면 당장 버스 노선이 없어지거나 줄어드는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모든 노선에서 손해가 날까? 그렇지 않았다. 그동안 '운행손실보조금'이 어떻게 지급돼 왔는지만 봤는데도 바로 알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창원시의 운행손실보조금 지급은 이랬다. 흑자 노선은 이익이 아무리 많아도 따지지 않는다. 해당 업체가 전액 가져간다. 다만 적자 노선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전액 보조해 준다.

그러던 것이 올해 '통합산정제'로 바뀌었다. 적자 노선의 손해와 흑자 노선의 이익을 합한 다음, 전체적으로 손해를 봤으면 그만큼 보전해주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윤도 보장한다. 국토교통부 요금산정기준에 따른 적정 이윤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업체는 '통합산정제'를 반대하고 있다. 이번 파업의 쟁점도 겉으로는 임금인상이었지만 실은 사용자들의 통합산정제 반대였다. 월급을 올려줄 수 없는 이유로 통합산정제를 중요하게 꼽았다. 그동안 적자·흑자 노선 별도 산정을 통해 적정 이윤보다 많은 수익을 올려왔는데, 이제 사라지게 되니까 손해로 오인하는 착시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업체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올리던 수익에서 한 푼만 덜어내도 아쉽고 아까운 것이 사람 마음이니까. 다른 사기업들은 아무 제약 없이 때로는 편법도 써가면서 이익 추구를 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많든 적든 이윤을 보장해주는 이유는 시내버스가 공공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사기업은 적자도 파산도 모두 자기 책임이다. 계열사를 팔아넘기고 임직원을 무더기로 잘라내는 두산중공업이 잘 보여주고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 둘 다 갖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창원시는 내년부터 준공영제를 하겠다고 한다. 손실을 보전하고 이윤을 보장해주는 만큼 걸맞게 관리·감독도 하겠다는 얘기다. 업체는 정반대 입장이다. 수익도 줄어드는데 관리·감독까지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준공영제가 불만인 시민도 많다는 것을 업체는 알아두면 좋겠다. 준공영제는 빈껍데기이니 하루빨리 완전공영제를 하자는 주장이다.

이미 대세는 정해졌다. 완전공영제는 시간문제다. 도도한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준공영제를 꼭 거쳐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적정 이윤 보장은 물론 임원들과 그 연줄로 들어간 관련자들은 따박따박 받아가는 월급이 생각보다 일찍 끊어질 수 있다. 욕심이 지나치면 더 많이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출판국장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도서 제작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합니다. 학교와 현장을 찾아 진행하는 문화사업(공연··이벤트 제외)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환경전문기자로서 생태·역사 부문 취재도 합니다. 전화는 010-2926-3543입니다. 고맙습니데이~~~
[출판국에서]아무도 안 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비춰볼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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