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 1일 오후 3시부터 마라톤협상을 벌여 2일 새벽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임금 2% 인상, 무사고 수당 5만 원 신설에 합의하고 이날부터 정상 운행됐다. 사흘 동안 창원 시내버스 720대 중 489대가 운행을 중단하여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다행히 창원시는 전세버스 150대, 시청버스 11대, 임차택시 300대, 파업 미참여 버스 233대 등 모두 694대를 배치하고, 공무원 4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하는 등 행정력을 쏟아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시내버스는 서민의 발이자 그 도시의 얼굴이다. 외지 방문객들이 첫인상을 느끼는 것도 시내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이다. 선진국일수록 시내버스 서비스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쓴다. 어느 여행객은 40년 전 미국 시애틀의 시내버스는 출퇴근 시간에 버스요금이 무료였는데 그것이 가장 좋은 인상으로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창원시는 시내버스 업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한다. 흑자 노선은 업체가 가져가고 적자 노선의 적자는 창원시가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시의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운행손실보조금 320억 원, 환승손실지원 110억 원, 여기에 시설물 개선, 버스구입비를 합치면 650억 원에 달한다. 많은 세금으로 지원하고 있음에도 난폭운전, 불합리한 노선 등 서비스는 엉망이라고 시민들은 불만이다.

버스업체 노사는 이런 시민 희망을 잘 헤아려 공익에 봉사하는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 또한 국민의 세금을 지원하는 창원시는 시내버스 운행 전반에 당연히 참여하여야 한다. 버스 이용자 불편, 배차 간격, 환승 문제, 다른 노선 연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노선을 조정하여야 한다. 재정 지원 통합산정제는 지금과 같이 노선별로 따지지 않고 해당 버스업체가 운행하는 전체 노선의 손익을 합산해 여기에서 발생하는 손실 전액과 함께 국토교통부 요금산정기준에 따른 적정 이윤도 보장해주는 제도이다. 이번 기회에 통합산정제를 정착시켜 수익구조 합리성과 버스 운행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출퇴근 시 버스요금을 무료로 운행하는 계획도 검토하기를 바란다. 자가용 운행을 줄이고 서민 경제 보탬이 될 뿐 아니라 대중교통을 활성화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임으로써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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