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침체하였던 국내 포도 시장이 최근 샤인머스캣(Shine Muscat) 포도 등장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 전년도 국내 프리미엄 슈퍼마켓에서 2kg 한 상자에 7만~8만 원에 판매되었고, 금년도에는 벌써 마트에서 4만~5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당도가 18~20브릭스(Brix)가 되는 샤인머스캣 포도는 특유의 망고 향과 시원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편리함으로 요즘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만생종인 샤인머스캣 포도가 8월 초부터 높은 가격을 유지하다 보니 무리한 조기 출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가들은 높은 가격 욕심에 포도 맛이 충분히 들기도 전에 출하를 서두르고, 유통업체에서는 경쟁적으로 햇과일을 선보여 매출을 올리고자 출하를 재촉하고 있다. 더군다나 청포도의 특성상 숙기 판단을 색깔로 구분하기 어려워 소비자들은 4만~5만 원씩 주고 밍밍하니 신맛만 나는 덜 익은 포도를 사 먹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피해는 맛없는 포도를 사 먹은 소비자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덜 숙성된 포도가 조기에 대량 출하되면 샤인머스캣 포도가 맛없는 포도로 인식되어 포도의 재구매율을 떨어트린다. 결국 제철 성출하기에 소비가 늘지 않고, 가격도 폭락하게 된다. 덜 익은 포도를 출하하는 농민의 나만 이익을 보면 된다는 근시안적 생각이 소비자 피해는 물론 같은 포도 농사를 짓는 다른 농민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경쟁적 조기 출하보다는 맛있는 과일이 출하될 수 있도록 농가와 유통업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생과일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샤인머스캣의 인기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출하 농가와 유통업체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맛이 제공될 수 있도록 세심한 품질관리가 필요하다. 아울러 관련 농정당국과 농협에서도 수입 과일이 범람하는 요즘 모처럼 찾아온 국산 생과일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도와 홍보에 신경 써주어야 한다.

그리고 샤인머스캣 포도 이름도 통일해 주었으면 한다. 요즘 포도 상자 표기를 보면 샤인머스캣, 샤인머스켓, 샤인머스캇 등 다양하게 표기되어 있다. 이는 농가뿐만 아니라 농업 관련 기관들도 마찬가지이다. 외래어를 표기한 것이니 맞고 틀리고는 없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영문 Muscat을 머스캣으로 표기하였으니 샤인머스캣으로 통일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주지 않는다. 샤인머스캣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18브릭스 이상의 동일한 맛을 유지해 주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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