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말미암은 비대면 시대에 지역언론이 경쟁력을 키우려면 '신뢰성에 바탕을 두고 지역성을 구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진로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31일 부산 한 호텔에서 열린 전국언론노조 부울경협의회 지역언론 현안 토론회에서 코로나19 시대 변화한 미디어 환경을 진단하고 지역언론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OTT(over the top service, 개방된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영향력이 확대된 상황을 코로나19 비대면 시대 미디어 주요 변화로 꼽았다.

실제 한 예로 지난 4월 애플리케이션(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3월 앱 사용 행태를 표본 조사한 결과, 넷플릭스 사용자가 2월보다 22% 증가한 463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분석업체는 또 3월 넷플릭스 총 사용시간도 2월 대비 34% 늘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OTT 서비스 시장 성장은 방송과 신문 등 언론 콘텐츠 생산과 유통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신문 독자와 방송 시청자 등 수용자의 OTT 이용 시간이 늘어났지만 신문과 TV 이용시간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로 영산대 교수나 지난달 31일 언론노조 부울경협의회 지역언론 현안 토론회에서 '코로나19 장기화와 지역언론 현재·미래'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이시우 기자 hbjunsa@
이진로 영산대 교수나 지난달 31일 언론노조 부울경협의회 지역언론 현안 토론회에서 '코로나19 장기화와 지역언론 현재·미래'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이시우 기자 hbjunsa@

이 교수는 이 같은 OTT 서비스 확산과 비대면 사회가 지역미디어에 마냥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건 아니라고도 했다. 비물리적 온라인 공간 접촉이 확대되므로 지역미디어 역할과 지역단위 정보 욕구가 커지리라 기대한 것이다. 또 OTT 서비스 확대가 국내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세계화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 봤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장점을 살리려면) 지역신문은 뉴스콘텐츠 지역성을 구현해야 한다"며 "지역 공동체의 다양한 영역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이 지역뉴스 주인공이 돼야 하며 골목거리 문화와 시장 경제가 지역 뉴스콘텐츠 주요 내용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지역 내 현안과 이슈에 대한 지속적인 보도를 통해 지역 여론을 반영하고 형성해야 한다"며 "뉴스 신뢰성과 정확성, 전문성 확보로 '필수 미디어'란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구체적 소재 △시청자 확장성 △인간적 주제 △참신한 접근 △높은 가성비 등 지역신문·방송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도 소개했다.

이 교수는 "한 예로 인간적 주제는 특정 대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공동체 유대감을 강화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며 "익숙한 대상에 새롭게 접근한다면 편안한 놀라움 속 신선한 즐거움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신문산업은 전통적으로 위계적 조직 체계와 문화를 지닌다며,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 맞춰 유연한 조직 문화로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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