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표준이 된 스포츠 온라인 중계
욕설 등 노출 창녕WFC 미도입 아쉬워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게 한둘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비접촉' 생활이 아닐까 한다.

워낙에 강력한 전염력 때문이긴 한데, 팬이나 관중과 함께해야 더 좋은 체육이나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그래도 함께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게 이른바 '랜선(인터넷으로 함께 소통하면서 공연이나 경기 등을 진행하는 방식)'이나 유튜브 중계였다.

체육 분야에서는 이전에도 유튜브나 아프리카TV를 통한 경기 장면 중계는 있었다. 전국체전이 열리면 종목별로 BJ들이 중계를 하기도 했고, 이들은 구독자가 늘어남에 따라 자신만의 종목에 특화된 다른 대회 중계에 나서기도 했다.

지금은 K3리그로 재편된 내셔널리그도 유튜브 중계를 했다. 앵커와 해설자 없이 카메라 1대로 현장음을 그대로 담아 송출했다.

올해부터는 크게 달라졌다. 29일 오전 열린 전국남녀종별배구선수권대회 여고부 선명여고와 한봄고 결승전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앵커와 해설까지 붙었다.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열린 태백산기전국종합대회(핸드볼)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부별 경기를 모두 유튜브로 중계했다. 그 밖에 많은 종목이 유튜브를 통한 경기 실황 중계에 나서고 있다.

도내 축구 리그전 유튜브 중계는 K3리그 창원시청과 김해시청, K4리그 진주시민축구단이 하고 있다. 여자축구인 WK리그 창녕WFC는 아직 중계하지 않고 있다.

K3·K4리그 중계는 화질도 떨어지고 앵커 해설자 없이 진행되지만 그래도 선수 면면을 알고 포지션별 선수에 대해서도 안다면 대강의 흐름은 따라갈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장내 아나운서 근처에 있는 축구협회 관계자나 팀 관계자들의 잡담이 그대로 중계된다는 점이다. 심지어 선수나 코치진에 대한 욕설까지도 전혀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노출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창녕WFC는 아예 유튜브 중계를 하지 않아 더 아쉽다. WK리그 8개 팀 중 중계하지 않는 유일한 팀이다. 이유는 예산이 없어서다. 각각 홈 구단이 중계를 책임져야 하는데 외부 중계 용역비가 회당 80만∼1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예산이 없어 중계가 안 되고 있다.

창녕은 창녕군청과 여자축구연맹, 경남도체육회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팀 자체가 없어질 뻔했을 때 통 큰 결단으로 창단한 창녕군에 마냥 예산 타령만 할 수 없는 처지이기도 하다.

유튜브 중계는 팬과 소통에 더해 이점도 있다. 경기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 둔다면 선수들에게 보여주면서 훈련에도 활용할 수 있다.

올해 WK리그는 팀당 21경기, 홈경기는 많아야 11경기다. 그마저도 절반 정도가 지나갔다. 창녕군이나 여자축구연맹, 경남도체육회 어디에선가 500여만 원만 지원한다면 당장이라도 남은 경기 중계가 가능한데도 안 되고 있으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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