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전 한일합섬 공장과 기숙사 철거 폐기물 불법 매립을 밝힌 김 씨. 말하지 않으면 몰랐을 일을 인제야 고백하는 이유는 뭘까. 김 씨가 고백한 불법 매립 양은 무려 10만 t이다.

김 씨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27년 전 건설 폐기물 불법 매립 제안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그땐 꾸준히 큰 공사를 받을 수 있다는 대형 건설사와 철거업체 제안에 구속도 무섭지 않았다. 15t 덤프트럭 3000대 물량(4만 5000t)을 보름 만에 처리했다. 그 결과, 남은 건 심장 질환 3가지와 고혈압, 당뇨병"이라고 말했다.

60대 김 씨는 건설사와 철거업체에서 시위하며 손가락 일부를 잃었다. 화병으로 말도 어눌하다.

"불법 매립 이후 몸과 마음이 모두 상해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2006년 감옥살이를 할 때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도 알렸지만, 입증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철거업체에서 오히려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가중 처벌을 받았습니다. 공소시효는 지났습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는 건설사와 철거업체도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양심선언을 합니다."

김 씨는 27년 전 건설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장소와 시기를 한결같이,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실제 현장을 몇 번 더 찾아갔다고도 했다.

"이 사건은 제 인생에서 잊어버리려야 잊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당시 매립도 허술하게 해 2~3m 땅만 헤집으면 건설 폐기물이 나올 겁니다. 지시대로 한 일이지만 제 잘못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늦었지만, 가능한 곳은 폐기물을 파내고 적법하게 다시 처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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