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이어지면서 덥지 않은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삼계탕집·냉면집 등은 코로나19 사태 속 날씨마저 도움이 안 된다며 남은 여름 기간 무더위가 찾아오기만을 바라는 모습이다.

27일 낮 12시 3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동2가에 있는 영남냉면밀면전문. 관공서와 가깝고 맛집으로 이름 난 곳이지만 점심시간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다. 여름철 줄을 서서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지만 이날은 전체 테이블의 절반만 손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주인은 여름답지 않은 날씨를 지목했다. 그는 "날도 안 덥고 비도 많이 오고 또 코로나 오고 해서 올해는 안 좋다"며 "지난해 이맘때 10명 정도 왔다면 지금은 2~3명 정도밖에 안 온다"고 푸념했다.

중성동에 있는 한 삼계탕집도 지난해보다 손님이 줄었다. 약 20년간 근무했다는 직원은 "지난해만 해도 괜찮았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코로나 영향도 있고 날씨도 안 덥고 해서 손님이 한 20~30% 줄었다"며 "생각보다 덥지도 않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나 같아도 밥 먹으러 안 나올 거 같다"고 말했다.

경남지역은 지난 6월 24일 장마철에 접어들어 이달 28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창원지역 강수일수(일강수량이 0.1mm 이상인 날의 수)는 6월 한 달간 11일, 7월 27일까지 18일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6월(8일)은 물론이고 7월 전체(14일)도 넘어섰다. 평년 6월(10.4일), 7월 전체(13.9일)보다도 많다.

정체전선(장마전선) 영향으로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이 잦아 기온이 평년(1981~2010년)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경남·부산·울산지역 7월(1~16일) 평균기온은 21.7도로 평년 23.7도보다 2도 낮았다. 1973년 이래 6번째로 낮은 평균기온이다.

올해 창원지역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어선 날은 이틀, 밤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보인 날(열대야)은 하루이다 보니 삼계탕집·냉면집에서 손님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데 이유가 없지 않았다.

삼복 기간 중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때는 중복에서 말복 사이다. 삼계탕집·냉면집 관계자 모두 남은 여름 기간 무더위가 오기를 바랐다.

두월동 맛집으로 유명한 함흥집 임석빈(65) 대표는 "물냉면은 몸에서 땀이 쭉쭉 나야 시원한 맛으로 먹는데 지금까지는 장사가 재미없었다"며 "그나마 8월 15일 말복 때까지 날씨가 덥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8월(3~30일) 기온은 평년(25.4도)보다 1~1.5도 높고 지난해(26.3도)와 비슷하거나 0.5도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무더운 날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강수량은 평년(176.0~298.9㎜)과 비슷하거나 적은 가운데 발달한 비구름대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으며, 지역별 강수량 편차가 클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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