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전남드래곤즈전 1-1
과감한 공간 활용 변화 조짐도

이것마저 통하지 않았다.

26일 오후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11라운드 경남FC와 전남드래곤즈 경기는 지금까지 '설기현 표 축구'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시작했다. 비록 1-1로 비겨 승점 3이 절실한 경남에 아쉬움은 남겼지만 변화 조짐을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경남은 골문을 손정현에게 맡기고 4-3-3을 들고나왔다. 하지만 사실상 미드필더 하성민을 아래로 내리면서 5백 전술을 구사했다. 그러면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은 후방에서의 지루하다시피 한 공 돌리기(빌드업)보다는 전방에서 달리는 네게바나 룩을 향한 과감한 전진 패스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룩의 과감한 공간 파고들기는 몇 차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 24분 최준이 하프라인을 넘어선 상황에서 골문으로 파고드는 룩을 향해 차올린 얼리 크로스를 룩이 헤더로 상대 골키퍼 키를 훌쩍 넘기는 선제골로 완성했다.

이후에도 경남은 전반전 내내 전남 진영에서 공세를 펼쳤지만 추가 골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설 감독은 후반 들면서 한지호를 빼고 박창준을 투입했다. 박창준이 윙이나 미드필드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선수이긴 하나 한지호와 비교하면 수비에 더 강점을 보이는 선수였다. 더구나 하성민을 수비 쪽으로 내리면서 5백으로 전환하자 이때부터 경남이 지키려 한다는 신호를 전남에 보낸 꼴이 됐다. 특히 후반 7분 전남이 김보영을 빼고 후반기 신규 영입 외국인 선수인 에르난데스를 투입하면서 전남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이어졌다.

전반전에는 경남이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 공격수가 중앙선을 넘어오지 못하게 했다면, 후반전에는 경남 공격수가 중앙선을 넘지 못할 정도로 견제에 시달렸다.

설 감독의 교체 전술은 이날도 뭔가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전반전 내내 활발한 수비 가담과 공격 전개로 활약한 네게바를 후반 10분 빼고 황일수를 투입한 것. 황일수는 장혁진과 호흡을 맞춰 측면 공격 전개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했지만 수비 가담에서는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17분 리그 데뷔전을 치른 에르난데스에게 동점 골을 허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경남은 승리의 기억을 유전자에 새겨넣음으로써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업 완수는 다시 1주일 후로 미뤄야 했다.

한편 경남은 다음 달 2일 FC안양을 창원축구센터로 불러들여 올 시즌 처음으로 관중들과 함께하는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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