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석 달·순직 인정 한 달 만
청해진함 동료들 안장식 참석

해군 청해진함 홋줄 사고 후유증으로 숨진 이형준(22) 하사가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급성 심정지로 사망한 지 약 3개월, 순직을 인정받은 지 한 달 만이다.

지난 24일 오후 4시 30분쯤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고 이형준 해군 하사 안장식'이 열렸다. 안장식에는 이 하사의 가족과 친구, 동료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해군본부 관계자들도 참석해 동료를 떠나 보내는 길에 예를 갖췄다.

이 하사는 지난 2018년 11월 13일 오전 9시 35분께 경북 포항항에 입항 중이던 청해진함에서 홋줄 사고로 두 다리가 으스러지는 등 온몸을 크게 다쳤다. 이 하사는 7번째 수술을 앞두고 올해 4월 17일 창원시 진해구 집에서 급성 심정지로 숨졌다. 해군 전공사상심의위원회는 지난 6월 26일 직무수행 중 사고에 따른 질병·사망을 인정해 '순직' 결정을 했다.

안장식 날 온종일 내리던 장맛비는 이 하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던 이들을 배려라도 한 듯 때마다 잠시 그쳤다. 이 하사의 분골이 창원시 진해구 해군중앙영현봉안소에서 버스로 옮겨질 때, 현충원에 도착해 안장식이 진행될 때 참석자들에게 우산은 필요 없었다.

▲ 24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고 이형준 하사 안장식이 진행되고 있다. /김희곤 기자
▲ 24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고 이형준 하사 안장식이 진행되고 있다. /김희곤 기자

이 하사의 어머니는 현충원에서 이 하사의 분골이 묻힐 때 오열했다. "준아"라고 부르며 묘에 흙을 덮는 것도 밀어내다 결국 마지막으로 삽을 들었다. 어머니는 안장식이 끝나고 이 하사의 영정 사진을 들고 서서 쓰다듬기도 했다. 아버지와 사촌형, 이모, 조카 등 별다른 말은 안 했지만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다.

친구들은 이 하사를 보내면서 "잘 있어라", "또 올게" 등 말을 남겼다.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였던 이들은 이 하사가 해군해양의료원(진해)에 안치돼 있을 때도 2주가량 곁을 지켰었다. 친구들은 앞으로 어머니에게 대신 아들 노릇도 하고, 기일마다 현충원을 찾을 생각이라고 했다.

한 친구는 "3개월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하사와 청해진함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도 일부러 휴가를 내고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사고를 목격하거나, 상황을 알고 있던 이들이다.

동료들은 안장식이 끝나고 나서 △부두 오인 △후진 등 다시 한 번 '함장의 잘못'을 지적했다. 특히 당시 청해진함이 도선사 없이 임의로 입항했다고도 말했다. 도선사는 항구에서 선박의 출입항을 인도하는 전문가로, 500t급 이상 외항선 등에서는 필수 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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