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탐욕과 무절제가 낳은 전염병 비극
타인과 자연을 우선하는 의식 전환 기회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을 기세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비정상적임에도 그런대로 잘 대처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코로나19만 잘 넘기면 모든 것이 끝이 나는 것입니까?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19보다 더 큰 바이러스가 이어질 거라고 하는데 지금 우리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으며 어디에 집중하고 있습니까?

물론 지금의 상태가 위급하니까 코로나19 퇴치가 우선이고,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잘 버티려고 하지만, 이것이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식이라면 답이 될 수 없습니다.

이미 일이 벌어졌다 하더라도 현상보다는 근원적인 문제를 두고 신음해야 하고 코로나19의 정확한 원인을 공유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텐데 지금 우리들은 이 일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습니까?

앞으로 닥칠 제2, 제3의 코로나를 최소화하려면 현상보다 원인이 더 중요하고 원인이 분명하면 문제 해결도 그만큼 쉬워지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간단한 일을 두고도 이렇게 냉담하고 무관심합니까?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눈멀게 하고 있습니까?

일반적으로 코로나19의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자본주의의 모순이 낳은 재난이고, 다른 하나는 생태계 파괴로 인한 자연의 반격이라 하지만, 이 둘은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이 둘의 밑바닥에 인간의 탐욕과 무절제가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코로나19가 예방이나 방역, 그리고 백신 개발로 퇴치가 가능할지 몰라도 나 자신이 탐욕과 무절제와의 싸움에서 나를 이기지 못한다고 한다면 제2, 제3의 코로나는 예기치 않았던 불확실성의 재앙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확증된 재앙이 될 것입니다.

제가 평소에 코로나19가 재앙이 아니라 은혜라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인데 그것은 코로나19가 이제까지 우리들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 것들을 보게 하고 듣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회도 코로나19를 계기로 그동안의 죄과를 겸허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교회는 그동안 창1:26, 28의 '정복하라' '다스리라'는 말씀을 문자적으로만 이해하면서 제국주의의 침략과 자연 파괴를 정당화하는 데 일조했지만 인간과 자연을 배려와 공존의 대상으로 대하라는 신학적인 메시지는 간과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들이 지금이라도 기꺼이 시민들의 기후위기비상행동과 연대해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합니다. 이제까지는 탐욕과 이기주의에 나 자신을 내맡겼다면 이제부터는 내가 우선이 아니라 타자나 자연을 먼저 생각하는 삶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코로나19의 백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백신이고, 내가 나를 이겨야 불평등과 기후 위기의 벽을 넘어서 나도 살고, 너도 살고, 자연도 살 수 있는 새 세상을 열 수 있을 텐데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이 진리이고, 사랑이고, 평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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