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테마파크 여름철 인기
가까이서 만져볼 수 있어
질날늪 물풀 풍경 만끽하고
아늑한 대평늪에서 산책도
대평늪

◇질날늪

질날늪은 풍경이 넉넉하고 푸근하다. 한나절 바라보아도 지루하지 않다. 여기저기 길가 나무 아래에 자리를 깔고 앉았으면 아늑한 느낌이 그대로 안겨든다. 법수면사무소에서 대송리를 향하다 보면 왼쪽으로 길게 나타난다. 르노삼성자동차함안부품센터를 끼고 오른쪽으로 들면 나지막한 산자락을 따라 길게 나무들이 숲을 이루었고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서도 조금 작기는 하지만 숲이 이어진다. 몽글몽글하고 느긋한 느낌으로 높이 솟지 않은 채 옆으로 넉넉한 품을 보여주는데 버드나무가 오랫동안 자라면서 둥치가 굵어진 결과다.

왼쪽 발밑에는 크지 않은 못이 있다. 거기서 눈길이 닿는 저 멀리까지 버드나무가 둘러싼 가운데는 물풀이 자라고 있다. 줄이 가장 많을 듯 싶고 갈대·억새나 부들도 적지 않다. 웃자란 풀들 아래에는 마름·가래풀·개구리밥 등이 물 위에 떠 있을 것이다. 시원한 바람을 타고 물풀이 방향을 바꾸어 누울 때마다 풍경은 달라진다.

질날늪은 여기서 북쪽으로 1㎞가량 길게 누웠는데 너비는 대략 200m쯤이다. 건너편 들판에서는 소·돼지 키우는 축사 못 미쳐 물줄기가 하나 늪에서 빠져나온다. 며칠 전 비에 휩쓸린 물풀들이 양쪽으로 줄줄이 누워 있어서 흐르는 물은 가운데만 구불구불 보인다.

질날늪은 5월 경남 대표 우수습지로 선정됐다. 국가법령에 따른 습지보호지역은 아니지만 생태 가치가 높은 습지를 골라 제대로 보전하자는 취지다. 함안군은 사유지로 남아 있는 일대를 사들여 가시연꽃단지를 만들고 산책로도 내는 등 탐방지로 꾸밀 계획이다. 도로변과 산기슭을 한 바퀴 두르는 길이 놓이면 멋진 모습을 더욱 다채롭게 보여줄 것이다. 법수면 대송리 697번지와 121번지, 우거리 833-1번지가 해당 지역이다.

◇대평늪

대평늪은 질날늪과 쌍둥이 같다. 있는 데도 서로 가깝고 생긴 모양도 비슷하고 물줄기가 뚜렷하게 없는데도 습지를 이루었다는 점도 닮았다. 하지만 운명은 같지 않았다. 질날늪은 절반가량 매립됐지만 대평늪은 일찍부터 보호를 받았다. 여기 집성촌을 이룬 광주 안씨들이 옛날부터 습지가 마르지 않도록 물 높이를 관리해 왔다. 1984년엔 문화재청이 일대를 '함안 법수면의 습지식물'로 천연기념물 지정을 해서 보호하고 있다.

아스팔트 도로 쪽으로 놓인 산책로에는 군데군데 쉬거나 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고 풍경이 괜찮으면 의자도 자리를 잡았다. 동네 어른들이 얘기를 나누거나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 사진 찍어 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건너편 산기슭에는 산책로 공사가 한창인데 내년이면 속살을 좀더 들여다볼 수 있는 둘레길이 그럴듯하겠다.

◇함안연꽃테마파크

함안연꽃테마파크는 법수옥수홍련을 품었다. '함안 법수면 옥수늪에 옛날부터 절로 나서 자라던 연'이라서 붙은 이름이다. 사람들 취향에 맞도록 개량을 거듭한 자태가 아니라 원래 모습을 1000년 넘게 간직한 토종이다. 연꽃에 잎맥이 뚜렷하고 1m 정도로 크지 않으며 다른 연꽃은 8월 중순에 꽃잎이 지지만 법수홍련은 9월 초순에도 꽃색이 그대로다.

해마다 7~9월이면 새벽부터 붐빈다. 연꽃을 찍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이다. 다른 지역 연꽃 명소와 달리 근접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코앞에서 자세히 들여다볼 수도 있고 손수 만져볼 수도 있다.

특수 렌즈를 쓰지 않고도 폰카만으로도 꽃송이 하나가 화면을 가득 채우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함주공원이나 함안운동장·체육관 주차장에서 안내판 따라 들어가면 된다. 연중 무휴.

◇말이산고분군

가야 읍내에 들어서면 어디서든 산등성이에 자리 잡은 커다란 고분을 볼 수 있다. 1500년 전 아라가야 수장들의 유택인데 오래전부터 모여 살았을 만큼 물산이 풍요롭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다른 가야 고분과 마찬가지로 평지가 아닌 산등성이에 있지만 크기와 숫자는 훌쩍 뛰어넘는다. 고즈넉한 기분이 들면서 동시에 웅장하다는 느낌도 들게 되는 이유다.

말이산고분군이 품은 역사와 문화는 함안박물관에 갈무리돼 있다. 말갑옷·미늘쇠와 무구(武具)들은 강력함을 보여주고 역동적인 불꽃무늬토기는 독창성을 대표한다. 함안박물관 055-580-3901. 월요일과 설날·추석·새해 첫날 휴관. 관람료 무료.

◇입곡저수지

정식 명칭은 입곡군립공원이다. 좋은 풍경과 훌륭한 산책로가 창원·김해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 농사에 쓰려고 좁은 계곡을 막아 만들었는데 상류 쪽 주차장에서 보면 왼쪽은 소나무가, 오른쪽은 활엽수가 우거진 특징이 있다. 한가운데에는 출렁다리가 저수지를 가로지른다. 다리를 건너면 바위 절벽과 함께 탁 트인 전망이 나타난다. 산기슭 산책로에는 패랭이꽃·며느리밑씻개·사위질빵 같은 풀꽃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숨어 있다.

아라힐링카페(055-580-4596)에서는 무빙보트를 탈 수 있다. 일행과 함께 가볍게 먹을거리를 챙겨서 오르면 시원한 느낌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1시간에 3만 원(30분은 2만 원)인데 4명이 넘으면 1인당 5000원이 추가된다. 첫째·셋째 월요일과 설날·추석은 휴무.

◇성산산성

괴항마을 무진정 주차장에서 10분이면 오를 수 있다. 동문에서 내려다보면 함안천이 여러 물줄기를 쓸어담으면서 펼쳐놓은 들판이 들어온다. 움푹 꺼진 가운데를 둘러싸고 둥그렇게 이어지는 산성은 산책로가 잘 놓여 있다. 느티나무·뽕나무·소나무 늠름한 모습이나 성곽 너머 바깥 풍경, 수북하게 자란 억새·갈대를 보면서 천천히 걸어도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내려오면서는 괴항마을을 둘러보는 즐거움도 있다. 70년대 새마을회관이나 창고 같은 옛날 모습도 있고 담벼락 벽화도 정겹게 다가온다. 부자쌍절각과 충노대갑지비 등이 있는 무진정 일대는 여러 차례 왔더라도 빼놓으면 아깝다. 연못을 감싼 왕버들이 정자와 더불어 은은하게 내뿜는 기운이 일품이다.

여정을 마쳤으면 가야읍 가야장(5·10일)을 찾아도 좋다. 경남에서 가장 큰 편인데 장날이면 할매들 푸성귀들까지 누릴 수 있고 허름한 식당 값싼 집밥은 장날 아니라도 맛볼 수 있다. 함안은 소고기국밥도 은근히 유명한데 함안면 함읍우체국 앞에 국밥집이 모여 있다.

※ 생태관광과 습지문화에 대한 인식 증진을 위하여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도민일보가 함께합니다.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은 2008년 람사르협약 제10차 당사국총회 경남 개최를 계기로 설립된 경상남도 출연기관입니다. 습지·생태 보전을 위한 학술 연구와 정책 지원, 습지 보전 인식 증진과 교류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습지·생태에 관심 있는 기관·단체의 다양한 참여 활동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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