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통합당 너나없이 내부 분열상
의회 내 갈등 씨앗된 의장 행보에 주목

지난 1일 출범한 후반기 진주시의회의 기상도는 '흐림'이다. 의장단 선출 이후 의원들끼리 서로 눈치만 보고 쉬쉬하면서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다. 마치 성에 낀 차 안에서 밖을 보는 답답한 느낌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말을 갈아탄 이상영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되면서 예견했던 일이다.

민주당에 몸담고 있으면서 중요한 대목마다 당과 다른 선택을 해왔던 이 의장을 보는 민주당의 시선이 곱지 않다. 선거 전에 '이 의원이 의장되면 보이콧하겠다', '의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왔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은 의장이 선출되고 열린 첫 본회의에 단체로 불참하면서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통합당의 싹쓸이 시도도 의회 이상기류에 한몫했다. 국회에서부터 불어온 특정 정당 싹쓸이 바람을 맞받겠다는 듯이 통합당이 의장과 부의장을 확보한 데 이어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차지하려고 후보까지 정했다. 하지만 민주당 등에서 반발해 1석 정도 양보하는 선에서 정리하는 듯했다.

막상 상임위원장 선거에 들어가자 예상과는 딴판으로 흘러갔다. 가장 먼저 열린 기획문화위원장 선거에서 '장렬하게 전사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철홍 의원이 당선됐다. 통합당에서 1∼2표가 이탈하면서 벌어진 결과다. 일부에서는 이 의장에 대한 통합당 내 반발표라는 말도 했다. 전반기에 도움을 받아 몇번 큰 고비를 넘겼지만 통합당 입장에서 볼 때 이 의장을 마냥 반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선거 직후 통합당에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 이후 민주당과 무소속이 상임위원장을 1석씩 차지했고, 통합당은 운영위원장을 건지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결과적으로 의장단 6석 중에서 통합당은 의장과 부의장·운영위원장 등 3석을,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2석, 무소속은 상임위원장 1석을 가져가면서 견제가 가능한 구도가 됐다.

민주당 내 분위기도 심상찮다. 무기력증에 빠진 듯하다. 의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불만과 의장·상임위원장 선거 때의 이탈표 책임 공방이 벌어진 데다 같은 당 의원들끼리 입장문-반박문-재반박문 등으로 내분을 노출하는 등 최악의 분위기가 돼 있다. 이 때문에 중앙당이 진주갑 지역위원회를 사고지역위원회로 결정하는 등 민주당 내 갈등은 쉽사리 봉합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제는 의장이 나서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 어차피 의회 운영 최종 책임자는 의장이다. 숱한 비난을 감수하고 의장이 된 터라 이런 각오쯤은 했을 것이다. 후반기를 원활하게 이끌어가려면 한때 동지였던 민주당을 끌어안고, 새 동지인 통합당을 품어야 한다. 의장의 행보와 역량에 따라 후반기 의회의 풍향계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당선 직후 "여야를 떠나서 의원님 한 분 한 분 귀담아듣는 소통하고 진정성 있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의장이 어떻게 지켜낼지가 관건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