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방법에 따라 상태 제각각
통증 초기 휴식·찜질로도 충분
자주 붓고 열감 있으면 병원으로
계단 오르기·등산 무릎에 부담
부하 분산해주는 수영 등 추천

68세의 어떤 어르신은 젊었을 때부터 오랫동안 산을 탔다. 그런데 이제는 동네 낮은 산도 타기 어렵다고 한다. 무릎 연골주사를 맞으면 겨우 산에 갈 용기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반면 70세의 다른 어르신은 젊어서부터 마라톤을 즐기고 있다. 지금도 매일 10㎞ 정도는 가볍게 뛴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보면 연골이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나빠지는 건 아닌 모양이다. 50도 안 된 나이임에도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는 이가 의외로 많다고 한다. 무릎 연골을 평생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 없을까? 마산 서울병원 정형외과 박용수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무릎 연골은 용량이 정해져 있어서 쓰면 쓸수록 닳아 없어진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자동차랑 어찌 보면 비슷한 게 있어요. 단 하나의 차이가 있다면, 자동차는 기계이기 때문에 회복이 안 되는 거고 무릎은 사람 몸이기 때문에 상처가 치료되듯이 재생되는 힘이 있단 말이죠. 자동차도 차종에 따라 튼튼한 자동차가 있고 튼튼하지 못한 차가 있듯이 사람도 체질에 따라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체질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요. 하지만 같은 체질이라도 관리에 따라 달라지겠죠. 그런데 연골은 누구나 다 망가지게 돼 있어요.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이죠. 70세 어르신도 무릎 관절이 튼튼한 것 같아도 들여다보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요. 증상으로 드러나지 않을 정도이긴 하지만. 연골은 쓸수록 닳는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또 어느 정도 휴식 기간을 거치면 회복이 되니까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닙니다. 하여간 노후화에 따라서 연골의 성질이 약해지기 마련이라 젊을 때와 나이 들어서 활동을 비교할 수는 없겠죠."

-한 번씩 무릎에 통증이 생기던데, 연골에 문제가 있는지 자가진단으로 확인할 방법이 있을까요?

"일단 통증이 있거나 붓는다는 느낌이 있거나 열감이 있으면 무릎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자기가 직접 만져서 어디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고 통증이 자주 반복된다든지, 붓는 것도 자주 그렇다 하면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거고,일주일에 한 번 정도 아프다, 그러면 초기 단계 관절염이기 때문에 활동에 무리가 된다면 휴식을 취한다든지 찜질로 무릎을 보호해준다든지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 마산 서울병원 박용수 원장이 무릎 관절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으로 질환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 마산 서울병원 박용수 원장이 무릎 관절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으로 질환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무릎 통증의 원인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퇴행성 관절염이 있고 외부의 충격으로 생기는 관절 연골 손상이 제일 많고요, 그 다음 십자인대, 측부 인대 등을 다쳐 생기는 경우와 석회성 건염이 생겨요. 연골이 붓는다든지 약해졌을 때 통증이 생기기도 해요."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되면 어떻게 치료하는 게 좋을까요?

"크게 수술이냐 아니냐로 나눌 수 있겠죠. 관절염 단계로 보면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누었을 때 초기에는 자가 물리치료로 찜질, 가벼운 마사지, 충분한 휴식으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계속 통증이 느껴지면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고 초기라면 소염제, 흔히 연골영양제라고 부르는 '히알로룬산' 성분을 넣어주는 주사 치료가 있어요. 그런 걸 맞으면 도움이 되고 그래도 낫지 않는다고 한다면 프롤로 주사치료를 하는데, 이러한 치료로도 안 되면 초음파나 MRI 같은 정밀검사를 하는데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반월상 연골판이라고 하는 게 있는데 연골과 연골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해주는 말랑한 물렁뼈예요. 이게 문제일 경우에는 내시경 수술을 해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어요. 관절염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에는 '오(O)자 다리'라고 다리가 휘어져 있는 분이 있는데 이럴 땐 오자 다리를 수술해 교정한다든지 중간 단계는 그렇게 진행하고요. 관절염이 말기로 진행해서 도저히 안 된다, 연골이 너무 마모되어서 남아있지 않다면 연골 없는 부분에 인공관절로 갈아 끼우는 수술로 들어가게 되죠."

-연골주사는 연골 역할을 하게 하는 건가요?

"그런 건 아니고요. 피부 크림을 보면 주된 성분이 콜라겐이거든요, 그런 연고를 바르게 되면 콜라겐이 직접 투여되는 건 아니지만 좋아지게 돼요. 연골주사도 마찬가지로 연골 성분이 들어가면 마모도 줄여주고 윤활유 성분도 되고 조금이라도 더 흡수되어 부드럽게 해주죠. 윤활제 영양제 성분이라고 보시면 돼요. 직접 연골을 만드는 거는 줄기세포로 해야 하는데 그건 워낙 수술적인 치료라 초기 단계에서 하지는 않죠."

▲ 무릎 관절 모형. 슬개골과 슬개건을 젖힌 모습.  /정현수 기자
▲ 무릎 관절 모형. 슬개골과 슬개건을 젖힌 모습. /정현수 기자

-수술해야 하는 경우는 질환이 어느 정도 심각할 때인지요?

"일상생활이 힘들면 수술할 시기라 보면 되고, 무릎 때문에 걷기 힘들면 말기여서 수술해야 해요. 연골이 닳아 없어도 일상생활을 하시는 분은 굳이 수술할 필요는 없어요. 이런 분이 드물게 있어요. 물론 통증이야 있겠지만 생활하는 데 크게 지장 없고 통증도 이 정도면 괜찮아하는 분이 있어요."

-무릎 연골을 튼튼하게 유지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려주세요.

"일단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너무 가벼운 사람은 체중을 늘려서 근육을 키워야 하고요. 그리고 무릎에 좋은 운동을 해야 하는데, 계단은 좋지 않아요. 걸을 때 무릎에 체중의 3~5배 정도가 한쪽으로 쏠리게 되거든요. 그런데 계단을 오르면 그게 더 부하가 많이 걸리는 거죠. 그다음에 등산 이런 게 안 좋고, 쪼그려 앉는 것도 안 좋아요. 반대로 좋은 거는 재미있는 게 별로 없어요. 자전거 타기, 수영, 아쿠아로빅. 자전거를 타면 엉덩이로 체중을 받쳐주는 대신 다리는 근력운동을 하게 되니 도움되죠. 물에서 하는 것도 내 체중을 물이 받쳐주니까 무릎에는 체중이 덜 가서 좋은 거고요. 특히 허벅지 위쪽에 있는 대퇴사두근 근력운동을 많이 해주시면 무릎을 보호할 수 있게 돼서 훨씬 좋아요. 찜질 얘길 해주셨는데 온찜질은 기본적으로 혈액순환을 위한 거기 때문에 프롤로 주사만큼의 효과는 아니겠지만 관절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도움 되죠. 냉찜질은 언제 하느냐, 갑자기 열감이 생기고 부었다든지, 아니면 다쳤다든지 하면 과도한 염증반응이 일어나니까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서 하루에서 이틀 정도만 하면 좋아요."

-통증이 슬개골 건염 때문인지 연골연화증 때문인지 알 수 있을까요?

"연골 자체가 문제인 게 퇴행성 관절염이나 연골연화증이고 뼈하고 연결된 힘줄을 슬개건이라고 하거든요. 쪼그려 앉을 때 달랑 힘줄 두 개로 몸무게를 견뎌야 하는데, 얼마나 무겁겠어요. 그걸 이 힘줄 두 개가 다 지탱해주니까 염증이 생기기 쉬운 부위가 되는 거죠. 통증이 있을 때 이게 슬개건 염증 때문인지 연골 때문인지 일반인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슬개건 쪽을 만졌을 때 통증이 있으면 슬개건염일 가능성이 크고, 무릎에 톡 튀어나온 부위 바로 아래쪽이 슬개건 위치인데 거길 만졌을 때 아프면 슬개건염, 연골연화증은 환자들이 따로 알아차리기 힘들어요. 막연히 아린다, 시린다 정도로 느끼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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