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일방적 청산 결정 반발
2016년 자본 철수 논란 재연

한국산연 노동자들이 사측의 일방적인 자본 철수에 반발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이하 한국산연지회)는 13일 한국산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습적인 한국 공장 청산 결정을 철회하고 공장 정상화를 이행하라"고 말했다.

한국산연 모회사 일본 산켄전기는 지난 9일 누리집에 공지를 올리고 한국산연 조명사업(LED)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산켄전기는 사업 철수 이유로 적자 경영을 들었고, 해산 결정은 이미 이사회 승인이 났다고 했다.

한국산연은 지난 2016년에도 일방적인 자본 철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사측은 생산부문 폐지와 함께 노동자 69명 전원 해고를 통보했다. 이후 노동자 16명은 노동위원회 판결·천막농성·일본 원정 투쟁 등을 통해 2017년 6월 원직 복귀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가 13일 한국산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습적인 한국 공장 청산 결정 철회와 공장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창언 기자
▲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가 13일 한국산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습적인 한국 공장 청산 결정 철회와 공장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창언 기자

지회는 또다시 반복된 자본 철수 논란을 보며 "지난 3년간 임금 동결은 물론 단협에 있는 내용까지도 일정부분 양보하며 힘든 시간을 감내해왔다. 특히 현장 조합원과 지회는 경비해제 권한이 없어 관리사원과 청소하는 분이 출근하여 출입해제를 해주지 않으면 회사 정문 출입조차 못하는 대우를 받아왔다"면서 "그럼에도 언젠가는 물량이 정상화되는 등 희망을 품고 참고 인내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회는 한국산연과 일본 산켄전기가 노동자를 속이며 결국 현재 사태까지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지회는 이어 "앞서 한국산연은 지난 2019년 11월 일본 본사가 추진한 비주력 사업의 전략적 검토와 관련해 '한국산연과는 무관하다', 'LED 사업이 아닌 다른 전원 사업부'라며 둘러댔다. 현재 상황을 보면 한국산연의 철회는 노동자만 모르게 추진되고 있었던 것"이라며 "일본 산켄전기는 한국산연은 내팽개쳤지만 그 사이 한국의 다른 회사를 인수하고자 160억 원(지분 100%)을 투자했다. 2020년 3월 산켄전기 결산자료를 보면 투자한 회사는 엄청난 흑자를 내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타 기업을 인수하고 흑자를 내면서 자회사를 철수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국산연 앞에 농성 천막을 친 지회는 △불법적인 해산·청산결정 철회 △한국산연 경영진·일본 산켄전기 이사회의 단협 준수, 합의서 이행 등을 촉구했다.

지회는 또 일본 산켄전기가 자본과 물량을 한국산연에 즉각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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