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규명 촉구 청원도 확산
국방부 결정에 쏠리는 시선

해군 청해진함 홋줄 사고에 대한 국방부 감사 여부가 오는 21일 이전에 결정난다. 유족은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유족은 △동료의 증언 △최초 사고발생 보고서 △징계자 없음 등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상호 유기적인 의혹은 결국 사고를 축소·은폐하려한 것 아니냐는 의심으로 귀결된다.

◇후진 있었나 = 2018년 11월 13일 오전 경북 포항항에 입항 중이던 해군 청해진함에서 홋줄 사고가 났다. 당시 만 20세였던, 입대한 지 11개월 된 이형준 하사가 스크루에 빨려 들어간 홋줄에 감겨 두 다리가 으스러지는 등 크게 다쳤다.

결론적으로 이 하사는 약 1년 5개월 만인 지난 4월 17일 창원시 진해구 집에서 숨졌다.

이 하사의 죽음 이후 그의 동료는 '함장의 책임'을 지적했다. 사고를 목격한 동료는 "7부두로 가야 하는데 함장이 잘못 판단해 6부두로 들어갔다", "함장이 후진을 지시했는데 홋줄을 배로 다시 넣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후진 속도를 높이라는 지시가 있었다" 등 증언했다.

바다 수면에서 청해진함 스크루까지 깊이는 약 4m로, 홋줄이 바다에 빠지면 매우 위험하다.

해군 작전사령부는 부두를 오인한 적 없으며, 함정을 정지하는 과정에서 전진하는 힘을 멈추고자 후진 타력을 사용했을 뿐 실제 후진한 적은 없다는 태도다. 해군 작전사는 '사고 조사 결과보고서'를 토대로 설명하고 있다.

◇최초 보고서 적절했나 = 청해진함 사고 조사 결과보고서는 애초부터 첫 단추를 잘 못 끼운 것이라는 의심도 있다.

사고 당일 곧바로 작성된 '안전사고 발생 보고' 문건에는 사고 원인이 '홋줄 장력 발생'이라고만 돼 있다. 또 '청해진함 환자 발생 보고' 문건에는 사고 경위에 대해 이 하사가 다치게 된 과정만 담겨 있다. 이 보고 문건은 청해진함 함장에게 확인을 거쳤다고 적혀 있다.

지난 4월 고 이형준 하사 빈소 모습. /유족
지난 4월 고 이형준 하사 빈소 모습. /유족

최초 보고 문건은 구체적인 사고 조사를 부대나 본부, 또는 그보다 상급기관 등 어떤 주체가 맡게 될지 판단하는 데 작용한다. 그래서 최초 보고 문건에는 자세한 사실 관계가 적혀 있어야 했다.

두 보고 문건에는 어떤 지휘·명령 등 과정으로 왜 홋줄이 바다에 빠졌는지, 스크루가 작동됐는지 등은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유족은 사고를 축소·은폐하려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자세한 사고 조사는 해군 작전사령부가 했다. 해군 작전사는 적법한 절차대로 철저하게 조사를 했다는 태도다. 그러나 사고 조사 결과보고서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조기 복귀 종용? = 사고로 다친 이 하사가 완전히 치료를 끝내지 못했음에도 장기복무를 빌미로 조기 복귀를 종용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 하사가 생전에 남긴 글에는 "부장님께서 너의 입장으로 봤을 땐 니가 장기를 할 거면 빨리 배로 돌아와 근무를 하는 게 너한테는 좋다"고 말했다고 돼 있다. 이 하사의 동료도 이를 전해 들었다고 했다.

이 하사는 지난해 8월 부대에 복귀했다. 수술하며 다리에 박은 철핀이 빠지는 등 고통은 계속됐다. 그러다 7번째 수술을 앞둔 지난 4월 17일 집에서 숨졌다.

유족은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게 될까 봐 우려해 조기 복귀를 회유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또 이 하사가 부대에 복귀하고, 제대로 치료를 다 받지 못한 것은 해군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군 작전사는 장교가 이 하사에게 조기 복귀를 압박한 적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유족이 재조사를 요구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시는 이 하사처럼 홋줄 사고로 다치는 군인이 없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유족의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0340)은 12일 오후 5시 현재 2만 2270명에게 동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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