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석 부의장 10일 송순호 '모욕' 고소장 제출
송 의원도 "녹음 파일 공유한 장 부의장 법적 대응"

장규석 경남도의회 제1부의장이 10일 송순호(더불어민주당·창원9) 의원이 자신을 모욕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하자, 송 의원도 장 부의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후반기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당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김하용·장규석 의원이 각각 후반기 의장과 제1부의장으로 당선하면서 양당 협치가 붕괴, 파행이 이어진 도의회가 이젠 '고소전'으로 옮아붙을 모양새다.

장 부의장은 10일 오전 송 의원이 자신을 모욕했다며 경남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장 부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송순호 의원이 9일 3시께 상임위원회 배정에 불만을 품고 의장실로 난입해 김하용 의장에 항의하던 중 자리에 있던 나를 향해 '정치를 더럽게 배운XXX! XX 개XX가 왜 째려보는데' 등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부의장은 "이런 행위가 1991년 지방의회 부활 이후 경남도의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동료 의원에 대한 인격적 폭력행위와 다를 바 없는 이런 행위가 의회 자정적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사법 당국에 고소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의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도민을 대표하고 있는 만큼 스스로의 품격을 지키며 의정활동을 하자고 하면서 이런 원칙에 따라 도민에게 신뢰받은 의회가 되도록 후반기 원 구성에도 온 힘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의장실은 의원이라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난입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10일 열린 경남도의회는 제37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송순호 의원(사진 앞줄 오른쪽)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10일 열린 경남도의회 제37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송순호 의원(사진 앞줄 오른쪽)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또 "상임위 구성은 당별 의석수에 맞는 비율로 배정하는 게 관행이었고, 전반기에도 그렇게 했다"며 "그럼에도 김 의장이 9일 본회의 시작 불과 20분 전 상임위원 배정안을 내놓았는데, 교육위원회만 유독 5대 5대로 구성돼 있었다. 이렇게 해야 할 합당한 이유나 사유도 없었고, 양당 교섭단체가 논의하고 조정하는 절차도 없었다. 그래서 집단 항의하러 의장실로 간 것이지, 장 부의장에게 간 것이 아닌데, 장 부의장 자신이 끼어든 것이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지난 9일 제시한 상임위 배정안을 보면 교육위에 민주당 소속은 송순호 위원장을 비롯해 김진기, 이상열, 손덕상, 황재은 의원 등 5명이다. 통합당은 조영제, 유계현, 박삼동 의원이며, 무소속은 강철우, 이병희 의원 등 2명이다. 무소속 의원 2명도 사실상 통합당 성향으로 분류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교육위가 정치·사회적으로 미치는 파급력이 큰 상임위인데, 이대로 위원회가 구성되면 첨예한 대립으로 안건 표결 처리 시 가부동수 '부결'로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송 의원은 이어 "부의장이라는 사람이 다툼 있었다고 해서 과연 고소를 하는 게 올바른 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부의장은 의회 내에서 문제가 생기면 정상화 되도록 종용하고, 틈이 벌어지면 메우고, 달래는 봉합 주체지, 갈등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되어서 안 된다"고 장 부의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장 의원이 9일 의장실에서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당시 과정을 녹음해 전체 의원이 들어가 있는 단체 카톡방에 공유했다며 '명예훼손 혐의'인 만큼 고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장 부의장 스스로 모욕을 느껴 법적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녹음 파일을 전체 의원들이 가입된 카톡방에 공유하고 나를 비난하는 글을 올린 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사실을 그대로 적시하는 것도 엄연히 명예훼손이다. 고소를 철회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의회는 10일 제37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제2부의장에 민주당 이종호 의원을 선출하고, 7개 상임위원 선임을 마무리했다. 교육위원회는 민주당 송순호, 김성갑, 이상열, 손덕상, 원성일, 황재은 의원 등 6명, 통합당은 조영제, 유계현, 윤성미 의원 등 3명이며, 무소속 이병희 의원으로 다시 구성됐다.

경남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심사하는 377회 임시회는 14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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