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모트롤이 모기업인 두산그룹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 대상에 올랐다. 두산모트롤이 보유한 유압기기 능력을 인정한 중국의 XCMG가 매수에 매우 적극적이란다. 이에 두산모트롤 노동자들은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분할 및 국외 매각을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두산모트롤 상황을 보면서 회사의 소유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금치 못한다.

회사 경영 실적과는 관계없이 모기업의 재무 상태에 따라 매각이 이루어지면, 장기적인 회사 경영전략이 차질을 빚고, 노동자 고용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회사 운영 핵심 이해 당사자인 노동자들은 회사 경영에 대해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할 기회가 없어지기에 회사 운명의 당사자이면서 실질적으로는 무력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투명하고 정의로운 지배소유구조, 장기적인 전망으로 회사를 경영할 상황이 되었을 때 회사가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노동자의 헌신도 높아진다. 그런 점에서 차제에 기업 경영문화에 대한 공론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두산모트롤은 건설기계 유압기기에 전문화된 기업이다. 유압기기는 건설장비는 물론 전차와 자주포, 레이더 등에도 사용되는 방산 장비이기도 하다. 건설장비 분야는 이미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매수에 참여한 중국 XCMG는 자국 내 유수 건설기계업체이고, 두산모트롤의 부품을 탐내고 있다. 따라서 중국 업체로 이전된다면 기술이전과 동시에, 현대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등의 건설장비업체들이 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방위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가 별도 검증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이 우선 목적으로 된다면, 방위산업도 중국업체에 넘어가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국가 기간산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사회적 합의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채권자들은 이후 발생할 △고용 불안정 △기술 유출에 따른 국가적 피해 등 사회적 비용 △기술개발 지연에 따른 기회비용 △건설중장비 업체들의 국제경쟁력 약화 비용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