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재개…의장 구상안 통보에 민주 "협의 없어" 반발

경남도의회가 이번엔 상임위원회 위원 배정 문제로 폭발했다. 9일 열릴 예정이었던 본회의가 연기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도의회는 9일 오후 2시부터 제2부의장 선출과 상임위원을 선임하는 제376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회의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이 김하용 신임 의장이 제출한 상임위 배정안을 보고서 "당에서 제출한 상임위 배정안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항의 과정에서 김 의장, 장규석 제1부의장과 민주당 소속 의원이 의장실에서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결국 회의는 세 차례 연기됐지만 끝내 열리지 못했다. 본회의는 10일 오전 10시 다시 열릴 예정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민주당이 여당임에도 교육위원회가 5대 5로 사실상 통합당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원회로 전락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상임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선임과 개선은 의장이 추천해 본회의 의결로 선임한다. 위원 배정은 △희망 상임위 △출신 지역구 △남녀 안배 △정당별 안배 △선수 안배 △직업과 관련된 데 따른 배제 사유 고려 △위원회 기능과 전문성 등 기준을 고려해 이뤄진다.

<경남도민일보>가 입수한 김 의장의 상임위 배정안을 보면 교육위에 민주당 소속은 송순호 위원장을 비롯해 김진기, 이상열, 손덕상, 황재은 의원 등 5명이다. 통합당은 조영제, 유계현, 박삼동 의원이며, 무소속은 강철우, 이병희 의원 등 2명이다. 무소속 의원 2명도 사실상 통합당 성향으로 분류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교육위가 정치·사회적으로 미치는 파급력이 큰 상임위이기 때문인데, 이대로 위원회가 구성되면 첨예한 대립으로 안건 표결 처리 시 가부동수 '부결'로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상임위원회 의원 배정은 의원들이 소속된 정당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의장이 각 정당 대표와 협의해 조정하는 것이 관례"라며 "그럼에도 김하용 의장은 정당에서 제출한 상임위원회 배정안을 무시하고 본회의 20분 전에 본인의 안이라며 각 정당 대표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교육위원회의 경우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했거나 1순위가 아닌 의원은 조정했다"며 "교육위는 가치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민주당 5명, 통합당 3명, 무소속 2명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이 가져온 상임위원 배정안도 당사자들이랑 합의가 안 된 것으로 안다"며 "의원들끼리 합의해서 오라고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상임위 배정뿐만 아니라 김 의장이 지난 1일 제375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상임위원장,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열지 않은 점과 의장의 독단적 결정으로 말미암아 선거 일정이 틀어졌고, 선거 결과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김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의회는 민주당 당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김하용·장규석 의원이 각각 후반기 의장과 제1부의장으로 당선하면서 양당 협치가 붕괴,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통합당 의원들이 민주당에서 추천한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통합당 몫인 제2부의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가 등록을 하면서 여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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