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학 중 유일…총학생회 "수차례 논의에도 진척 없어"

대학생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제대로 된 수업을 듣지 못했다며 교육부와 학교법인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인제대 학생들도 관련 소송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내 대학 중 해당 소송에 참여한 대학은 인제대가 유일하다.

전국 32개 대학교 총학생회 연합단체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8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전국의 대학생들이 46개 대학법인과 교육부에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 소송에 인제대 학생들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인제대 학생들이 참여한 소송은 지난 2일 전대넷이 주축이 된 등록금반환운동본부가 교육부와 46개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등록금 반환소송이다. 여기에는 강호욱 인제대 총학생회장을 비롯해 재학생 150명이 참여했다. 전대넷에 따르면 경남과 부산지역 소송 참여자는 154명이다. 도내 대학 중 인제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은 해당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 부산지역에선 부산대(1명)와 부산교대(3명) 학생 소수만 동참했다.

인제대 일부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에 관한 높은 여론에도 학교 측이 관련 결론을 내지 않는 모습이 답답해 소송 참여를 결정했다고 한다. 한 학기가 끝나가는 상황에서도 학교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호욱 인제대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과 등록금 반환 관련 논의를 수차례 진행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나아지는 점이 하나도 없어서 소송에 참여하게 됐다"며 "나중에 우리들의 요구사항을 학교가 들어주지 않거나 소송 패소를 하게 되면 어떤 조치를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 소송은 끝까지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용(25) 씨는 "많은 등록금을 냈는데도 제대로 된 수업권을 보장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학교는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 같아서 소송을 시작했다"며 "정부와 학교, 학생이 조금씩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업을 듣지 못한 만큼 등록금 반환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제대 측은 학생들의 소송 참여와 관련해 어떠한 평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별다른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 아직 학기가 끝나지 않은 데다 개인의 선택을 섣불리 평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인제대 기획처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우선 학기가 끝나면 등록금 관련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지난 5월 18일부터 6월 26일까지 약 한 달간 등록금 반환소송에 참여할 대학생들을 모집했다. 이 과정에서 소송에 참여하게 된 학생은 3463명이다.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소송을 통해 대학 등록금 4분의 1을 받아내겠다는 방침이다. 반환소송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교육청소년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이 대리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