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의 시름을 기나긴 기다림으로 홀로 피어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동굴에 향기가 되었는가. 처절하게 고즈넉한 공기를 가르며 수면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벗 삼아 하나 둘 향기를 흘리는가. 어둠의 저 편에서 날아드는 생명의 소리를 그저 그 자리에서만 동경하고 또 그렇게 향기를 흘리는가. 탄생과 함께 멈추어 버린 시간을 이해하기 위해 아직도 꽃은 어둠의 동굴에서 향기를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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