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은 여성친화도시 정책의 일환으로 군내 청소년들을 성별영향평가단에 위촉할 예정이다. 현재 청소년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쟁 사회를 본격적으로 체험한 세대다. 따라서 이들 세대는 무엇보다도 기회가 공정한 사회를 원한다. 기회가 공정한 사회에 대한 갈망은 사회의 차별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만들었다. 성 평등 인식과 성차별에 대한 거부감도 매우 강하게 두고 있다.

특히 고성은 지역공동체가 강한 사회로서 사회적 위계나 전통적 관습이 강하게 남아 있어 청소년들의 성 평등 요구가 표현되기 어려운 공동체 구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성군 정책은 매우 파격적인 정책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성별영향평가 첫 대상으로 개관을 앞둔 청소년수련관을 선택한 것도 좋은 시도이다. 조례 제정이나, 계획 수립, 안전 관리 등과는 달리 청소년들이 청소년수련관 이용자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청소년들이 평가에 참여함으로써 청소년수련관의 운영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고, 체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고성군이 이처럼 파격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은 물론 군수 리더십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군청 공무원들의 힘도 크다. 아울러 경남 도정이 도내 각 시군에 청년 정책 조례 제정을 촉구하고, 시군 정책 담당자 간 교류를 촉진한 것도 한몫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고성 군정에 참여와 협치의 바람이 불고, 이를 군청 공조직이 수용하고, 정책·사업으로 이행하는 선순환으로 나아가고 있다.

두 가지 점만 제안한다. 하나는 성별영향평가단에 고성읍뿐만 아니라, 면 단위 소외지역의 청소년도 골고루 포함하여 구성하기를 제안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성 평등을 공론화하기 어려운 지역도 포함하는 게 좋겠다는 견해에서이다.

둘째로 성별영향평가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평가단을 운영하고, 여기에서 나온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 청소년들이 효능감을 안게 되고, 권능과 동시에 책임도 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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