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이룬 경제발전 공과
성찰 속에서 미래 새로 그려야

쏜살같이 흘러간 시간이 있다. 무감각해진 일상에 함몰되었던 시간이 있다. 주변에 시선을 두지 못할 만큼 삶이 바빴던 시간이 있다. 하루하루 살아내기가 벅찼던 순간이 있다. 사회라는 울타리에 들어서면 모두의 30대가 그랬다.

서른 잔치는 끝났을까. 또 하루가 더 멀어져 가는 것일까.

쌓여가는 오늘들이 빈 주머니로 느껴지지만 40대와 50대는 자녀와 부모를 위해 가족이란 이름으로 더욱더 바빴다.

눈뜨면 일을 하고 일을 마치면 내일이 찾아오는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개인은 사회의 부속품이었다.

시대의 위기 속에 가장들이 던져졌다. 길거리에 해고통지서가 나돌았다.

컨베이어 벨트는 계속 돌아간다. 누구나 자신의 환경과 슬픔을 대물림하지 말자는 감정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대량생산되던 상품이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맞춤 서비스로 전환된다.

대물림하지 않으려던 힘든 가업이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자녀에게 돌아간다. 안정적인 일자리에 사람이 몰린다. 경사도가 높아진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4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금액에 관한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갔다.

근로자위원들은 양대 노총 단일안으로 올해 8590원보다 16.4% 오른 1만 원을 제시했다.

비혼 단신 노동자 및 1인 가구 생계비 수준 조사 결과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줄어든 점을 고려해 인상안이 만들어졌다.

사용자위원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한국 경제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과 지난 3년 동안 크게 오른 최저임금 인상 및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영 여건 악화를 거론하며, 올해 최저임금보다 2.1% 내린 841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출했다. '1만 원 vs 8410원' 사이 서로의 시선차가 뜨겁다.

다양하게 세분화되는 문화와 반비례된 일자리에 삶의 질을 더하기는 쉽지 않다. 많은 노동이 소비됐다. 우리나라는 쏜살같이 흘러간 시간을 담보로 2017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거시적으로 대한민국 평균 삶의 질이 분명 오른 것은 확실하다. 미시적으로 겪어보지 못한 과거를 '나 때는 말이야'로 배웠다.

개인이 삶의 질을 체감하기엔 다양한 욕구들이 존재하는 사회다. 시대환경이 바뀐다.

너무 빠르게만 달려왔던 것일까. 드넓은 들판 말을 타고 달리던 인디언들은 가끔 걸음을 멈추고 달려왔던 길을 다시 바라본다. 너무 빠르게 달린 탓에 자신의 영혼을 놓쳤을까 기다리는 것이다.

삶의 굴곡을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황금시대가 있었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는 일. 그리고 서로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한 박자 천천히, 잠시 쉬어가는 여유는 언제쯤 우리를 찾아올 것인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잠시 멈춰 선다. 형형색색의 사람들 속 저마다 가치가 다르다. 그때그때 변하는 현상과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환경이 있다.

다가올 미래에 대해 부모가 누리지 못한 번영을 자식들은 느끼게 만들고자 하는 가치는 이어지고 또 이어진다. 모두의 희생이 만들어낸 기적 속에 우리는 흔들리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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