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이 통영 한 섬에서 마을 주민들로부터 19년간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학대받은 정황이 드러나 해양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통영해양경찰서는 19년 동안 지적장애인 ㄱ(39) 씨를 착취한 혐의로 양식장 업주 ㄴ(58) 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또 정치망어업 선주 ㄷ(46) 씨와 같은 마을에 살던 ㄹ(여 46) 씨를 상습폭행과 장애인수당 착복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통영해경은 경남도 발달장애인지원센터로부터 '오랫동안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장애인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피해자 주변 탐문수사를 벌였다.

이에 가두리양식장을 운영하는 ㄴ 씨가 같은 마을에 사는 ㄱ 씨에게 '일을 잘하면 잘 보살펴 주겠다'며 유인해 양식장에서 일을 시키면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정황을 확보했다. ㄱ 씨는 17살이던 1998년부터 2017년까지 19년 동안 양식장에서 일했다.

ㄴ 씨는 ㄱ 씨가 국가로부터 매달 받는 장애인수당 일부를 착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ㄱ 씨가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유로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 등 정서적 학대를 한 것으로 해경은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ㄴ 씨는 일부 임금을 지급했고, 학대행위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ㄷ 씨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1년 동안 ㄱ 씨에게 일을 시키고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하며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ㄹ 씨는 ㄱ 씨 명의로 침대와 전기레인지를 할부로 구입한 뒤 장애인수당을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한 섬에서 지적장애인에 대한 노동력 착취 등이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고 수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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