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의장 놓고도 여야 대립
통합 "민주당 폭거"상임위 반납
김하용 의장, 본회의 취소·연기

의장단 선거로 말미암아 양당 협치체제가 무너진 경남도의회가 후반기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다수당인 민주당 당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김하용(창원14) 의원과 장규석(진주1) 의원이 각각 의장과 제1부의장으로 선출된 여파가 장기화할 모양새다.

이종호(더불어민주당·김해2) 의원이 미래통합당 몫인 제2부의장 후보로 지난 30일 등록하자, 2명의 통합당 상임위원장이 사임서를 제출했다.

정동영 원내대표 등 통합당 의원들은 1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회 의장과 제1부의장 선거에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다고 그 책임을 통합당에 전가하고 통합당 몫인 제2부의장 선거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며 "민주당이 제2부의장 선거에 후보를 내겠다고 하는 것은 다수당의 횡포이고 반민주적 폭거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 몫인 제2부의장 자리까지 차지하려고 몸부림치는 민주당의 폭거를 더는 지켜보지 못한다"고 밝혔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제2부의장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통합당 몫으로 지난달 29일 선출된 건설소방위원회와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9일 제1부의장 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추천한 이상인(창원11) 의원이 떨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 몫인 제2부의장 선거에서 대거 기권표를 던져 제2부의장 후보인 예상원(미래통합당·밀양2) 의원도 과반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이날 민주당은 협치가 파기된 것으로 보고 제2부의장에도 후보를 내기로 의총에서 뜻을 모았다.

▲ 1일 오후 민주당 신상훈·장종하 의원이 김하용 의장, 장규석 제1부의장 사퇴 촉구 손팻말을 붙이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 1일 오후 민주당 신상훈·장종하 의원이 김하용 의장, 장규석 제1부의장 사퇴 촉구 손팻말을 붙이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다시 치르는 제2부의장 선거엔 기존 후보였던 예상원 의원과 손호현(통합당·의령) 의원, 이종호 의원이 등록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1일 임기를 시작한 김하용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열릴 예정이었던 제375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열지 않았다. 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의장은 제376회 임시회를 9일께 열어 제2부의장 재선거와 상임위원 선임 등을 할 계획이다.

김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전에 심상동 의회운영위원장과 송오성 민주당 대표의원, 정동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논의해서 오늘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며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나. 시간을 두고 의원 한 분 한 분을 만나 설득해 도의회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가 되자 송오성 대표의원 등 29명 민주당 의원은 "협의도 없이 의장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취소해도 되느냐"며 거칠게 항의하며 본회의장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이병희(무소속·밀양1)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결정된 회기에 대해 의장이 직권으로 상임위원회를 통해서 의원들에게 통보하도록 지시했다"며 "오늘 본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해도 되는 사안이다. 일방적인 회기일정 변경이 화합과 협치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의원 총회를 열고, 지난 24일 도당 윤리심판원에서 제명된 김 의장과 장 부의장의 중앙당 윤리심판원 재심 기각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서명엔 27명 의원이 참여했다. 이로써 김 의장과 장 부의장은 의회에서 절반 가까운 의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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