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대체 상수원 토론회
7개 환경련 "수질개선 외면"
수공 사장 "내달 2개 보 개방"

녹조로 몸살을 앓는 낙동강 물 문제 대책을 놓고 K-water(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자원공사)와 영남권 환경단체가 창원에서 부딪쳤다.

수자원공사 주최로 열린 '낙동강 하류 상수원 확보 대책 토론회'에서 대체 상수원 안이 제시되자, 환경단체는 "수자원공사가 낙동강 수질 개선 대책은 외면하고 지역 갈등을 부추긴다"고 반발했다.

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영남권 7개(상주·안동·대구·창녕·마창진·김해·부산) 환경운동연합 시위로 30분 이상 지연됐다.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이 환경단체 앞에서 상황을 설명하느라 토론회에 늦게 참석해 주제발표 중 개회사·환영사가 이어지는 등 예정된 순서가 뒤바뀌기도 했다.

영남권환경련은 토론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자원공사가 연 이날 토론회는 보 때문에 생긴 녹조 문제 대책을 찾겠다면서 수문 개방과 보 철거는 논의하지 않고 대체 상수원을 찾는 내용"이라며 "물고기도 살 수 없는 낙동강을 팽개쳐버리고 인간만 잘살아보겠다고 대체 상수원을 개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는 토론회에 시민사회단체를 초청했다고 밝혔지만, 낙동강 물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한 환경단체는 일정조차 몰랐다고 지적했다. 수자원공사 사장은 뒤늦게 토론회 참석을 권유했지만, 환경단체는 발길을 돌렸다.

▲ 영남권환경운동연합과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녹조 대응 토론회 개최를 놓고 맞서고 있다. 서 있는 사람 중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이가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 /이혜영 기자
▲ 영남권환경운동연합과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녹조 대응 토론회 개최를 놓고 맞서고 있다. 서 있는 사람 중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이가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 /이혜영 기자

임희자 마창진환경련 정책실장은 "앞서 환경부, 수자원공사와 간담회에서 대체 상수원 문제는 지역별 환경단체 간에도 이견이 있기 때문에 낙동강 본류 개선과 취수원 문제는 동시에 해결하자는 데 합의를 한 바 있다"며 "하지만, 오늘 토론회에서 대체상수원 문제를 낙동강 녹조 문제의 대안 중 하나로 제시해 신뢰를 깼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주기재 부산대 교수 진행으로 이어진 토론회에는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 김영도 인제대 환경공학과 교수 등 8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낙동강 녹조현상이 심화된 원인을 4대 강 사업으로 꼽았다.

한편,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날 토론회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에 "8월 중 낙동강 하류 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는 수문 개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낙동강 8개 보 중 경남지역 지자체와 협의로 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는 양수장, 취수탑 개보수 문제가 7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8월이 되면 2개 보는 수문 개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자원공사는 낙동강 물 문제를 상수원과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 투트랙으로 보고 있다. 녹조 문제를 수문 개방과 바로 연결지어 해결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어렵다. 낙동강 상류지역은 농민 반대가 심해 보 개방 논의 진도가 늦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환경단체와 꾸준히 '4대 강 자연성 회복'을 강조해왔던 인물이라 취임 때 영남권 환경단체는 환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반쪽짜리 토론회라고 지적하는 환경단체에 박 사장은 "어느 정도 교류가 있어 정리된 것으로 생각했는데 죄송하다"며 "오늘 토론회는 오염원과 조류 발생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대한 1차 토론회다. 이후 환경단체 제안을 정책 방향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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