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순직 결정에 "당연한 일"
철저한 책임·진상규명 촉구
해군이 청해진함 홋줄사고 연관성을 인정하며 고 이형준(22) 하사 '순직'을 결정한 것에 대해 유족은 "당연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철저한 진상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하사의 어머니는 1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군에 대해 나쁜 인식이 있어서 솔직히 순직 결정 기대를 안 했다. 순직 결정 후에는 그냥 그렇구나 싶다"면서 "아들을 잃은 심정은 말로 다 못 한다. 사고 과정부터 수사, 처벌과정까지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머니는 이 하사가 다쳤을 때부터 치료를 받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너무 괴로웠다고 했다.
이 하사는 지난달 26일 전공사상심사위원회에서 공무 중 발생한 질병이 악화해 사망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앞서 이 하사는 청해진함(3200t급) 6번 홋줄 요원 당시 2018년 11월 13일 오전 9시 35분께 사고로 두 다리가 모두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다. 1년 넘게 6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7번째 수술을 앞둔 지난 4월 17일 집에서 숨졌다.
어머니는 사고 직후 이 하사가 두 다리가 모두 부러지고, 머리, 골반 등도 크게 다쳐 휠체어조차 타지 못했었다고 전했다. 수술 후 일반 진통제로는 효과가 없어 마약성 주사를 맞아야 했고, 그러고도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이 아직 선명하다고도 말했다.
어머니는 "준이는 크면서 용돈 한 번 달라고 한 적 없는 정말 착한 아들이었다. 오히려 자기가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서 누나에게 용돈을 주기도 했다"며 "준이는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대학 입학도 포기하고 이모부 등의 권유에 따라 해군에 입대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나"라며 울먹였다.
이 하사의 사촌형(46·김해)은 "공무 중 사고가 났으니 순직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며 "저는 처음부터 사고 과정에서 처리 과정까지 진상 조사를 해달라고 했다. 관리자의 오판이 있었다면,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달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해군은 이를 무마하려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유족 처지에서는 홋줄 사고가 발생한 원인부터, 사고 책임자였던 청해진함 함장·구조부장·갑판장 등 3명이 징계도 아닌 주의·경고 행정처분만 받은 것과 그 과정이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유족은 이 하사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로부터 "함장의 지시에 정확함이 없었다"는 등 이야기를 듣게 되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게다가 해군이 이 하사의 홋줄 사고와 관련해 해군이 작성한 보고서도 은폐 의심을 더하게 하고 있다.
유족 등이 제기하는 의혹을 푸는 차원에서라도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공개하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해군 작전사령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재조사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