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천만의 꽃다발>이 한국영상자료원 유튜브 채널을 통하여 공개되었다. 6·25전쟁을 소재로 한 가장 오래된 장편 극영화이자 마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필름이 유실되어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전쟁이 치열했던 1951년, 다섯 편의 영화가 제작되었다. <오랑캐의 발자취> <육군포병학교> <정의의 진격> 이렇게 3편은 다큐필름이고, <내가 넘은 38선>과 <삼천만의 꽃다발>은 극영화다. <삼천만의 꽃다발>은 전쟁 중 실명한 주인공이 돌보던 간호 장교와 사랑에 빠지고 어머니가 자신의 눈을 이식시켜 시력을 되찾는다는 줄거리다. 촬영지는 지금은 월영마을이 들어선 제2 육군병원이다.
공개된 필름은 44분 분량에 대사와 음성이 없는 무성 판이다. 원래 상영 시간이 90분 정도로 추정되니 절반 정도가 유실된 셈이며 사운드마저 세월을 이기지 못했다.
주인공 이건영 역은 최현이다. 부산 출신인데 일찍 마산으로 유학 와서 전설적 무용가 김해랑의 제자로 무용계의 큰 별로 활동하였고, 영화도 총 12편에 출연하였다. 본명은 최윤찬. 마산상고(현 마산용마고) 1953년 졸업생이니 학생 신분 출연이다. 영화에 등장한 최현은 생기 넘치고 젊음이 가득하다. 김해랑 무용연구소는 극 중 동네잔치, 위문 공연 등에 특별출연으로 등장한다.
어머니 역은 한국영화계의 여왕인 복혜숙이다. 실명한 아들에게 눈을 이식하는 '삼천만의 어머니'다. 그를 간호하는 장교역은 황려희인데, <자유만세(1946)> <죄없는 죄인(1948)> 그리고 이 영화까지 단 3편에 출연했다. 촬영 당시 피난지인 진해에서 마산을 오가며 촬영했다고 한다.
병원장 역은 유명한 연극배우 겸 시인인 정진업이 맡았다. 생전에 종종 뵈었으나 너무 젊은 모습이라 놀랐다. 용마산에 대표작 '우수의 황제'가 시비로 남아있는 유명한 김수돈 시인은 안과 과장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1952년 1월 31일부터 마산 시민극장에서 상영하였다.
희귀작품 발굴에 원로 영화평론가 김종원은 영화계의 기쁜 소식이며, 프로 배우와 아마추어 배우의 신비로운 조합이 이룬 명작이라고 칭찬한다. 함께 기뻐하며 이 작품 발굴이 지역 영화발전의 큰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