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글로 연일 강공
친문 지지층 구애 해석도
영남 대선주자 성장 촉각

지난 총선에서 경남으로 '복귀'한 김두관(더불어민주당·양산 을) 의원이 연일 페이스북 정치에 열을 올려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루는 의제는 전방위적이고, 발언 수위는 당내에서 가장 '왼쪽'으로 분류될 수 있을 만큼 초강경이다. 지난 5월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 윤미향(민주당) 의원 옹호 글을 시작으로, 2차·3차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추진,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를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 민주당의 국회 전 상임위원회 '독식' 지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화 관련 '가짜뉴스' 비판 등 하나같이 민감한 이슈에 '싸움닭'을 연상시키는 공격적이고 거침없는 주장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김두관 의원의 '변신'을 2022년 차기 대통령 선거와 따로 떼어 보기는 힘들다. 대선주자로 불리고는 있지만 그간 김 의원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이름을 찾기 어려울 만큼 지지율이 낮거나 조사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지난달 8~9일 쿠키뉴스·한길리서치가 진행한 범여권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김 의원은 1.4%를 얻어 김경수 도지사(1.3%) 등과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영남과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대표하는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 점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경수 지사가 한때 오르내렸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에 얽혀 이후 상황을 내다보기 어렵다.

이낙연(국회의원) 전 국무총리라는 '큰 산'이 있긴 하나, '호남 대 영남' 경쟁구도가 부각되면 상황은 또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당내 최대세력인 친문진영이 이 전 총리가 아닌 다른 주자로 쏠리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김 의원 페이스북 글에서는 친문진영을 향한 노골적 구애가 드러나기도 한다. 그는 6월 5일 쓴 '양산으로 돌아오실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른 곳도 아닌 양산에서 대통령을 모시게 된 것이 저 개인에게는 더없는 기쁨"이라며 "집권 후반기도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같은 달 7일에는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금지 방침에 "대북전단 살포는 남북합의에 위배되고, 살포 금지는 대법원도 인정한 적법행위"라며 "정부는 강한 의지를 갖고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 남북군사합의마저 수포로 돌아간다면 드레스덴 선언으로 시작된 문재인 정부 평화기조가 모두 흔들릴 수 있다"고 적었다.

익히 알려진 대로 김 의원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친노 핵심세력과 다소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김 의원은 자신에 대한 많은 '적'을 양산할 수밖에 없는, 최근 논쟁적 문제제기의 효과가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3일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정치 컨설팅 전문업체)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박시영 TV'에 나와 "제가 겸손하다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요즘 제 페이스북 활동 때문에 염려가 많다"며 "하지만 감나무 밑에 입 벌리고 있으면 저절로 감이 떨어지나. 저를 싫어하는 적도 생기고 아군도 생기고, 그렇게 저를 좋아하는 지지자 중심으로 정치하는 게 저한테 좋다고 생각한다. 뭘 하려면 제대로 파이팅해야 한다. 주요 이슈에 인파이터로 싸우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초선 때도 이슈 파이팅을 많이 하고 싶었으나 지역 현안에 바빴고, 재선이 되면서 본격 활동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조선일보 등에서 1면으로 저 관련 기사를 써주고 수천 개씩 저를 욕하는 댓글이 달리고 방송·언론에서 저를 찾아주는 게 나쁘지 않다. 재미를 붙였다. 제가 또 뚝심이 있고 맷집도 강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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