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 공공병원 신설 대상지의 윤곽이 드러났다.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공론화협의회는 관련 5개 시군 100명의 도민참여단과 세 번째 도민토론회를 열고 진주시 옛 예하초등학교, 남해군 남해대교 노량주차장 인근, 하동군 진교리, 이렇게 3곳을 순위 없이 후보지로 결정했다.

경남도는 터 마련 방안, 운영비 확보 방안 등 행정이 뒷받침할 사안을 검토한 뒤 7월 중에 공론화협의회의 권고안을 받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홍준표 전 지사가 강제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뒤 서부경남 공공의료가 공백 상태에 빠진 지 7년 만이다. 거창권은 거창적십자병원, 통영권은 통영적십자병원을 신축 이전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니 서부경남에 공공병원을 짓게 되면 명실상부하게 경남 전역에 공공의료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경남 중부·동부와 비교해 의료 여건이 매우 취약한 서부 지역에 공공병원이 설립되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재난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거점의료기관 구실을 하게 되고, 의료복지체계를 향상하는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도민참여단이 공공병원 최적지를 선정하는 데 접근성과 의료취약성 개선 효과 등을 우선하여 꼽았다니 세 곳 가운데 어디를 선정하든 기대할 만하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공병원 설립과 더불어 의료취약지역에 대한 대책도 함께 다루었다. 공공병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병원과의 협력방안, 의료인력 양성대책, 농어촌지역에 공중보건의 우선 배치와 왕진 서비스 등의 의제에 대해서도 토론이 이어졌다.

의료 취약 지역에 공공의료체계를 갖추는 데는 4대 중증 질환과 농어민 및 노인질환 치료를 위한 전문 의료서비스 강화, 양질의 의료인력 유치를 위한 정주 여건 개선처럼 세심하게 따져봐야 할 사안이 무진하다. 설립지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큰 줄기를 잡았으니 공론화협의회에서 주민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폭넓은 대안을 적극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는 삶의 가치 순위를 바꾸어놓았다. 온 국민이 차별 없이 건강한 삶을 누릴 권리를 확보하는 데 서부경남 공공의료체계가 모범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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