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서 '45억 년 지구 역사에서 지금까지 다섯 번의 대멸종에 이어 이제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는 와중이라 더 심각하게 와 닿는다. 미국 연구팀에 의하면, 멸종의 가속화로 향후 20년 이내에 육지 척추동물 500여 종이 사라질 위기라고 한다. 한 종이 사라지면 동일한 생태계에 있는 다른 종들도 연쇄작용을 받기 때문인데, 도미노처럼 멸종이 멸종을 초래하는 것이다.

문제는, 다섯 번째까지의 대멸종은 자연법칙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여섯 번째의 원인은 인간을 주범으로 지목한다. 이기적인 개발에 이어 보신을 담보로 무분별한 야생동물 포획이나 사냥 및 거래 등의 생태계 파괴에서 비롯되었다. 코로나 팬데믹도 무분별한 야생동물 포획과 거래 결과로 나타난 자연의 경고나 다름없다. 박쥐나 천산갑을 통해 인간에게 전염되었고 이젠 인간이 제2·3의 전파자가 되어 반려동물에게도 전염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는 개발도상국의 말라리아, 소아마비, 에이즈(HIV) 같은 전염병 퇴치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여러 국가와 협력해 감염병혁신연합(CEPI)을 출범시켰다. 그 방면의 해박한 지식으로 빌 게이츠가 감염병 준전문가라는 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2015년 그는 한 강연에서 "앞으로 한꺼번에 1000만 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전쟁이 아닌 바이러스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코로나19가 그렇게 되지 않길 염원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지구는 한계점에 임박했는지도 모른다. 척추동물들의 대멸종에 이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길게는 100년, 짧게는 30년 안에 지구를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지금보다 기온이 1.6도 더 오르면 지구 생명체의 18%가 멸종하고, 3.5도 오르면 그린란드 빙하가 다 녹아 해수면 높이가 7m 상승하면서 바다에 잠기는 나라가 많아질 것인데 그게 금세기 중반쯤 될 것이라고 한다. 인류의 전망은 어느 하나도 희망적이지 않다.

코로나19는 비극이다. 하지만 지구 미래의 소중한 시뮬레이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연을 함부로 대하면 자연도 인간을 함부로 대할 것이다. 인류 멸종을 우울하게 전망하는 바로 이 시기가 역으로 인류의 새로운 시작이길 기대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