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인정, 받기도 어렵고 한계 분명해
내 가치 알아줄 이는 나라는 것 기억해요

상담 의뢰: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입니다. 저는 성격이 꼼꼼해서 학창 시절부터 부모님, 친구로부터 인정받았고 공무원으로 일하면서도 업무에 실수가 없도록 노력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업무 성과도 있었고 동료들로부터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회의를 하던 중에 제 의견을 의욕적으로 이야기는 일이 있었고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상사로부터 "너무 튀면 주위 사람들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상사는 제가 사소한 실수를 해도 부주의하다고 질책을 했습니다. 친한 동료 역시 적당히 일하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고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저는 업무를 잘하고 싶고 직장에서 이런 점을 인정받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할수록 욕심 많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평가받는 지금 상황이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답변: 상황이 참 답답하고 억울하기도 할 것 같네요. 지은 씨의 기준에서는 적당히 일하는 기준이 어느 정도일지도 아마 익숙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지은 씨가 회의 시간에 의욕적으로 의견 낸 것을 상사가 공격적으로 받아들였거나, 혹은 동료들 의견을 무시하지 않았는지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본인의 의견을 이야기할 때 감정적 소모 없이 논리적으로 잘 전달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은 참 중요해요.

지은 씨의 생각을 잘 전달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타인의 의견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예요. 본인의 생각만이 옳다고 여기는 순간 동료들의 의견을 무시하게 될 수 있고, 아마도 회의 과정에서 이런 지은 씨의 마음이 표현되었을지도 몰라요. 아마도 상사는 본인이 지은 씨로부터 존중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그런 생각 때문에 화를 내었는지도 몰라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은 힘들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해요. 대부분의 사람은 타인의 성과나 결과물에 대해 칭찬보다는 비판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타인의 성과를 인정하는 순간 본인이 너무 초라해질 수 있기 때문에 흠집을 내는 과정을 통해 본인의 삶도 괜찮다고 합리화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지은 씨가 인정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타인으로부터 받은 인정은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온전히 지은 씨의 가치를 알고 잘했다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본인밖에는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타인의 시선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중단해야 할 이유는 없어요. 꾸준히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은 결국 직장에서 그 가치가 빛나게 된답니다. 그런데 오래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힘을 조금 빼야 하는 순간이 있어요. 매일 긴장된 삶의 연속이 된다면 오래 버텨 낼 수가 없어요. 가끔은 긴장을 풀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두는 것이 필요해요.

직장에서의 평가나 사람들과의 관계가 지은 씨 삶의 모든 것은 아님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일과 직장 동료는 삶의 한 부분일 뿐인데 그 안에서 모든 감정과 열정을 쏟지 않았으면 해요. 우리에게 중요한 건 일과 내 개인적인 일상들의 조화이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스스로 만족감이니까요. 직장과 지은 씨의 삶을 분리하는 연습을 천천히 해나가면 분명 지금보다는 편안하게 직장생활을 하실 수 있답니다. 지은 씨는 지금도 잘 견디고 있어요.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지은 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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