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중앙분리대 없어
보행로 입구 탄력봉 절실
과속방지 안전펜스 필요

'창원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로 만들기 그린로드 대장정' 팀이 창원시 진해구 석동초교를 끝으로 6번에 걸친 통학로 현장조사를 마쳤다. 대장정팀은 25일 오전 8시 30분부터 정문~진해 기적의 도서관 앞 교차로~디아즈무용학원~ 해금강회센터~석동으뜸유치원~한솔솔파크 아파트~별난낙지~후문 순으로 통학로를 살폈다.

대장정팀은 석동초 주변 통학로 안전을 전반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다른 곳에 비해 인도와 안전펜스, 어린이보호구역 노면도색·표지판 등을 잘 갖춰서다. 반면 정문 앞에서는 불법 유턴, 후문에서는 불법 주정차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불법유턴에 몸살 않는 학교 정문 = "그동안 정문 앞에서 불법 유턴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학교 정문 바로 앞에서 많은 차가 불법 유턴을 했다. 주차금지 시설물로 최소한의 보행로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가장 많은 학생이 지나는 공간인 만큼 대장정팀의 우려를 샀다.

단순히 방향을 틀러 온 차도 있었고, 자녀를 내려주고 차를 돌리는 학부모들도 보였다. 도로 끝이 공사장으로 막혀 있어 공간이 넓은 정문 앞에서 차를 돌리는 것이다. 중앙선이 점선으로 되어 있어 아무 문제의식 없이 불법 유턴을 저지르는 것으로 보였다. 백용경 진해구 경제교통과 주무관은 "점선은 학교 안으로 좌회전할 수 있다는 표시"라며 "화살표나 글자가 따로 없어 유턴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대장정팀은 학교 터를 활용해 일방통행길을 만들거나 중앙분리대로 불법 유턴을 막자는 대안을 냈다.

이창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 소장은 "아이들에게 짧은 거리는 걷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운전자가 지켜야 할 점도 있지만,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법 주정차로 감춰진 보행로 입구 = 후문 앞에서는 불법 주정차 문제가 불거졌다. 후문 어린이보호구역 학교 담벼락 쪽에는 안전펜스가 있어 좁게나마 보행로가 구분돼 있다.

하지만, 펜스 옆 불법 주차 차들 때문에 보행로 입구가 잘 보이지 않았다. 주정차를 금지하는 노란색 실선이 그어져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 차들이 많았다. 아이들이 보행로를 찾지 못하고 차도로 내몰릴 위험이 있어 보였다.

▲ 25일 오전 8시 40분께 창원시 진해구 석동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한 차량이 불법 유턴을 하자 이를 본 차량이 비상등을 켠 채 위태롭게 멈춰서 있다.  /이창우 기자
▲ 25일 오전 8시 40분께 창원시 진해구 석동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한 차량이 불법 유턴을 하자 이를 본 차량이 비상등을 켠 채 위태롭게 멈춰서 있다. /이창우 기자

김복희 석동초교 교장은 "후문으로 통학하는 아이들도 매우 많다"며 "곧 운영될 스마트폰 주민신고제는 정문 앞을 기준으로 한다고 안내받았는데, 현장 상황을 더 반영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행자 권리확보 모임 '걷는 사람들' 회원 최명 씨는 "보행로 입구 주변에 주차를 못 하도록 탄력봉을 몇 개 박아넣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보행로 입구 옆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 높이가 낮아 아이들이 다칠 가능성도 지적됐다. 이날 조사에 함께한 진해구청 관계자들은 적극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과속하는 차들 많은데 안전펜스 없어 = 몇몇 학부모들은 한솔솔파크에서 석동으뜸유치원까지 이어지는 생활도로구역에서 아이들 안전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동초교에 5학년, 2학년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배정희 씨는 "차들이 많이, 빠르게 달리는 곳이라 평소 아이들에게 이 도로를 피해 가라고 말하고 있다"며 "건널목은 있지만 도색이 다 벗겨져 없으니만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대장정팀은 지금껏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내고, 통학로 개선을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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