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로 표시 바닥 도색 필요

'아이고 저거 위험해서 어떡해!'

22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북면 온천초등학교 인근 북면행정복지센터 교차로. 학교와 연결되는 도로로 들어가려는 차와 나오는 차가 순간적으로 엉켰다. 막 길을 지나려던 아이들은 걸음을 멈추고 그 옆에 섰다. 사람들의 탄식이 터졌다.

'창원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로 만들기 그린로드 대장정'팀은 이날 온천초교 통학로 현장을 조사했다. 먼저 학교 정문~신리마을 회관~북면행정복지센터 앞 교차로를 돌아, 왼쪽과 중앙 통학로를 살핀 후 다시 정문~향우본가~신한그린파크맨션으로 이어지는 오른쪽 통학로를 돌아봤다.

◇좁은 도로에서 아슬아슬 통학 = 대장정팀은 통학로에 인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가장 먼저 지적했다. 온천초교 입구는 오른쪽을 파랗게 칠해 통학로를 표시했지만, 한 발자국만 나가도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도로다. 큰길로 나가기 전에는 인도라고 할 만한 공간이 없다. 차 한 대가 지나가면 한 사람이 서 있을 여유만 남는 정도였다. 일방통행도 아니라서 양쪽에서 차가 오면 피할 곳이 없다. 박정민 온천초교 교장은 "인도가 구분돼 있지 않은 데다, 반사경도, 건널목도 없어 아이들이 위태로운 통학을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는 북면행정복지센터 앞 교차로에서 정문 왼쪽 도로로 연결되는 중앙 통학로에서 가장 심각했다. 3학년 자녀를 둔 온천초 학부모 임무선 씨는 "사방에서 차들이 올라가고 내려오는 좁은 이면도로다"라며 "가장 많은 아이들이 지나는 길인데 차 사이를 헤치는 모습에 항상 마음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어린이보호구역 시인성 부족 = 대장정팀은 근처를 지나는 운전자들이 어린이보호구역을 알아보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학교가 큰 길가와 떨어진 골목길에 있는 데다 어린이보호구역임을 표시하는 신호가 부족해서다. 의창구 북면 천주로 청풍한우와 향우갈비 앞에는 각각 어린이보호구역이 시작됨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하지만, 청풍한우 쪽 표지판은 도로 오른쪽에 30㎝ 정도 크기로 서 있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 22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북면행정복지센터 앞 교차로에서 온천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중앙 통학로 모습. 엉킨 차들 사이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 22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북면행정복지센터 앞 교차로에서 온천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중앙 통학로 모습. 엉킨 차들 사이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청풍한우와 향우갈비 사이 천주로에서 어린이보호구역임을 표시한 바닥 도색은 북면행정복지센터 앞 교차로밖에 없었다. 그나마 네 방향 중 한 곳에 '어린이보호구역' 글씨를 써 놓은 정도다. 이명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 대리는 "운전자 처지에서는 도로 가장자리에 있는 표지판보다는 길 위 도색이 훨씬 눈에 잘 들어온다"며 "통학로 안전을 위해 바닥 도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그 외에도 △상가·아파트 출입구 속도저감시설 △인도 차량침범 방지용 탄력봉 △어린이보호구역 안전펜스 등이 미비한 부분을 지적했다.

대장정팀은 아동 통학로를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했다. 도로를 일방통행이나 주정차금지구역으로 만드는 일은 주민들의 협조 없이 불가능해서다. 김화정 의창구청 경제교통과 주무관은 "온천초교 정문 앞처럼 파란색 도색으로 보행로를 표시하는 일은 예산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또 "정문 앞에 노란신호등과 횡단보도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며 "당장은 아니라도 옐로 존을 점차 확대해 나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창원시교통물류과 김승희 주무관도 "천주로에 어린이보호구역 시인성이 부족한 부분은 시가 앞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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