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생활 마감하고 다시 학생으로
온라인수업에도 배움·교류 즐거워

지난 2월 35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감하고 100세 시대에 제2의 인생을 위하여 무엇을 할까 많이 고민했다. 하지만 평생 아이들과 학교 울타리 안에서 생활한 관계로 감히 별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평소 학생들을 인솔하여 중국·일본에 역사 기행을 다닌 경험을 살려, 창원에 있는 모 대학교 중국비즈니스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학교도 못 가고 인터넷으로 비대면 수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같이 편입한 만학도 3명의 열정은 대단했지만 인터넷 강의에 익숙하지 않아 수업 중간 인터넷이 끊어지는 일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지금은 익숙해져 다른 학생들과도 인사도 하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조금 안정될 즈음에는 가끔 학교에 가서 교수님들께 발음도 점검받고 어설픈 대화도 했다.

그렇게 자식보다 어린 청춘들과 한 강의실에서 나이를 잊은 채 같은 대학생으로 약간의 긴장감을 안고 생활하고 있다. 가끔은 40년 전 대학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버리고 지금 너무나 달라진 수업 분위기에 적극적으로 임하자는 마음가짐이다.

교수님들은 우리 만학도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미안할 정도로 상세히 안내해주신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공자는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했다. 나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나보다 먼저 배운 선생을 찾아 배우는 자세는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너무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구촌 시대를 맞이하여 학교에는 몽골·베트남 등 여러 나라 학생들이 와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각 나라 교육제도, 음식문화, 소비문화, 주거문화, 대인관계, 교육, 종교 문제를 발표하는데, 각국 전통문화를 인정하고 느끼는 시간이라 무척 기다려진다.

사람들이 중국어는 한자가 많아 배우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일본어·중국어를 동시에 가르치는 강사들은 중국어가 일본어보다 5배 이상 쉽다고 말한다. 처음 기본이 되는 한자 몇 개만 익히면 문법이 쉬운 중국어는 혼자서도 배울 수 있다.

중국어는 5000년 이상 변함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중국이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관계로 특히 아시아에서는 중국어를 사용하면 큰 어려움이 없다. 필자는 지난해 친구들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여행을 갔다.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데 점원들이 중국어를 사용하여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중국어는 영어와 비교하면 어순 변화가 없어 접근하기가 쉽다. 영어는 의문문이 되면 동사가 앞으로 오고, 일본어는 동사가 여러 가지로 변한다. 하지만 중국어는 문장을 그대로 두고 의문문이 되면 끝에 '마'를 붙여주면 된다. 동사 변화도 없다. 그리고 시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미래나 과거 표현도 그대로 두고 문장 속에 나오는 단어가 과거면 과거 시제가 되고, 미래 단어가 나오면 미래 시제가 된다. 3일만 배우면 바로 생활에서 응용하여 사용할 수 있는 외국어라고 장담한다.

영국 에든버러대학 토마스 바크(Thomas Bak) 교수는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한 언어보다 둘 이상 언어를 구사하는 환자가 뇌졸중 후 정상적인 뇌 기능을 유지할 가능성이 2배 높다고 발표했다. 중국 유학생들과 의열단 고장 밀양으로의 한-중 역사 기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