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세균전 부대배치 의혹
민주노총·시민사회 규탄대회
"생화학 실험은 자국에서 하라"

주한미군 세균전 부대 진해 배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세균전 대비가 예상되는 진해 함대지원부대는 창원시 진해구 현동 일원이다.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계는 주한미군이 이곳에 생화학무기 방어프로그램인 '센토'(CENTAUR)를 배치, 치사율 97%가 넘는 세균을 들여오려 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 20일 창원시 진해구 진해 함대지원부대 앞에서 '주한미군 세균전 진해배치, 방위비 인상강요 미국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을 비롯한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 박봉렬 민중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민주노총 조합원 등 200여 명은 집회 연설에 앞서 진해 중원광장에서부터 중앙시장과 북원광장을 지나 주한미군 해군기지인 진해 함대지원부대 앞까지 피켓을 들고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서 이들은 "진해 주한미군 세균전 부대 폐쇄하라, 생화학 세균전 실험은 미국에서 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관계자는 "당장 우리는 치사율이 낮은 코로나도 걱정돼서 마스크 없인 외출도 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미군 부대는 치사율이 무려 97%나 되는 세균을 우리의 터전 바로 앞에 들이겠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은 지난해 12월 부산항 8부두 미군기지 설명회에서 생화학전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 생화학무기 방어프로그램인 '센토'를 부산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센토'는 생화학전의 위협을 사전에 인지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주한미군은 진해 함대지원부대 '센토' 배치와 관련해선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 3월 미국의 세균전 실험 위탁업체인 '바텔'이 진해 함대지원부대에서 일할 지휘소 운영인력을 모집한 정황을 확인, 이 점을 들어 부산에 이어 진해에도 '센토' 배치가 완료된 상태로 보고 있다.

집회 참석자들은 "자국에선 바이러스가 국민들에게 퍼져 해가 될 것을 우려해 도심과 멀리 떨어진 사막과 지하 벙커에서 생화학 실험을 하는 미국이 정작 본인들이 무서워하는 살상용 세균 실험은 우리 동네, 우리 집 앞, 우리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 주변에서 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평화롭고 안전한 진해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미군의 세균 반입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재 주한미군 측은 관련 내용을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다. 채용공고가 난 것을 제외하고는 파악된 내용이 없다"면서 "채용공고에는 서울, 동두천, 부산, 대구, 왜관, 진해 등에 있는 주한미군 부대 '센토' 지휘소에서 일할 직원을 모집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업무 내용으로는 센토시스템을 통한 모니터링 작업과 화학·생물학·방사능 무기 방어 관련 업무 수행 등이 나와 있었다"고 전했다.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미군 세균전 부대가 부산 8부두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 지역인 진해에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주한미군은 세균전 부대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한미군이 진해에 세균전 부대를 두고 생화학 전쟁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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