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충남 서산에서 등굣길 건널목을 건너던 어린이가 숙취 음주 운전자 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언론 보도는 어린이가 숨졌고, 운전자가 0.031%의 음주 상태였으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벗어나 민식이법 적용이 안 된다는 내용만 담았다. 그러나 뉴스 화면 속 CCTV 영상에는 어린이가 도로에서 뛰어 건널목을 건너는 순간 사고가 발생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언론에서는 그 어린이가 건널목을 뛰어 건너는 장면에 관해 설명하거나, 도로를 건널 때 뛰면 사고 위험률이 높다는 사실을 보도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사고 예방을 위해 잠시라도 언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경남 고성과 통영에서 교통관리를 담당했던 경찰로서 많은 사고를 접했고, 조금만 조심하고 주의하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를 다수 본 경험이 있어 당부 말씀을 드린다. 개학한 어린이들이 안전이라는 탄탄대로를 걸어서 다니는지, 위험하게 뛰어다니는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보행자 도로횡단 사고는 어린이든 어르신이든 좌우를 살피지 않고 앞만 보고 뛰다가 일어난 경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제 전 학년이 등교해 등·하굣길 교통안전 활동을 나간다. 그런데 깜박이는 건널목 신호를 본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무조건 뛰는 모습을 아찔하게 보며 "뛰지 마세요, 아이에게 길에서 뛰면 안 된다고 하세요"라고 소리쳐 알려준다. 부모의 성급함이 어린이에게 나쁜 보행습관을 물들이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뛰지 않고 걸어서 건널목을 건너면 운전자들의 대처가 용이하고, 충격 정도도 약화해 경미한 사고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물론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추고, 일시 정지선을 지켜 보행자를 보호'하는 것이 운전자들의 의무임을 전제로 말씀드린다.

이런 도로횡단 사고 예방을 위해서 우리 어른들이 사고 위험성을 먼저 인식하고 학교나 가정에서 더 적극적인 교육을 하면 안타깝고 슬픈 보도를 접하는 기회는 줄어들 것이다.

경찰도 교통시설 개선이나 음주단속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해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사고 없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운전자·학부모·일선 선생님들의 협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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