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도시재생센터 토론회서 인권교육의 장 활용 주장
박물관·전시관 제안도…전제 조건은 시민 의견 수렴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집결지를 앞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역사를 기록하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창원시도시재생센터는 16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 있는 도시재생센터에서 창원시 양성평등기금 사업의 일환으로 '여성 인권유린의 역사, 마산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젠더 이슈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윤자 경남여성단체연합 대표를 비롯한 김신정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소장, 여성친화거리 시민참여기획단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시민참여기획단에서 활동 중인 윤은주 씨는 이날 토론회에서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터는 약자인 성매매 여성을 기준으로 도시 계획이 맞춰져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은 개발이나 경제 논리로 접근해선 안 되는 지역"이라며 "마산에는 아파트가 필요하지 않다. 단순히 개발이나 경제적 논리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마산다운 것을 만들 수 있을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먼저 모두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자리에 기념관이 건립되면 어떨까 싶다"며 "개인에게는 부끄러운 일일지 모르지만, 성매매집결지는 그 자체가 역사이기 때문에 역사를 외면하지 말고 수용할 건 수용하는 쪽으로 방안이 제시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16일 창원시도시재생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활용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 16일 창원시도시재생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활용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김 대표는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터에 추후 단순한 공원을 만드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교육의 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성동 성매매집결지는 아픔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의미가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을 다 밀어버리고 공원을 만들기보단 인권 문제를 상기시킬 수 있는 공간이 건립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창원시는 서성동 성매매집결지를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 이외에 별다른 계획은 없는 상태다. 우리의 제안이 받아들여지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곳에는 단순한 공원을 만드는 건 안 된다는 게 시민연대의 입장"이라며 "박물관과 전시관 등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활용방안에 대해 △성 교육장과 역사 문화공간 조성 △인권 카페 건립 △시민 공원 조성 등을 제안했다. 또 △성매매집결지의 아픈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박물관과 전시장 건립 등도 함께 제안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집결지 폐쇄에 앞서 이곳에서 종사하는 이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법을 먼저 정비하고 그 뒤에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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