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통령 별장이었던 충북 청남대 동상 철거 등 성과 속속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은 올해, 전국 곳곳에서 전두환 흔적이 지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신군부 정권 우두머리 방문 자체를 기념하고 치켜세운 흔적 등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5·18기념재단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민 제보로 전두환 흔적을 찾아 지우는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성과는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 전두환 동상 철거 결정이다. '남쪽의 청와대'란 뜻의 청남대는 "이런 곳에 별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전두환의 말 한마디에 1983년 건설됐다. 충북도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며칠 앞둔 지난달 14일 전두환·노태우 동상을 철거하고, 이들 이름을 딴 대통령길 이름을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남대에 전시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기록화와 업적도 내리기로 했다. <'전국 곳곳 전두환 잔재' 표 참고> 또 다른 공권력 피해인 제주 4·3 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는 잇따라 전두환 기념 표지석을 철거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22일 도청 민원실 앞 공원에 있던 전두환 기념식수 표지석을 철거했고, 이어 제주시는 신산공원 내 올림픽동산 조성 기념으로 설치된 전두환 기념 표지석을 없앴다.

그러나 철거된 기념물보다 더 많은 전두환 흔적이 전국 곳곳에 남아 있다. 5·18기념재단이 지목한 7곳 외에도 전국 지역신문 등을 통해 확인한 전두환 흔적은 30곳이 넘는다. 그 중 전두환의 위세를 아직 기념하는 곳이 절반 이상이다. 5·18기념재단이 전두환 잔재 청산 운동에서 가장 주목하는 지역은 전두환의 고향인 경남 합천군이다. 전두환 호를 딴 합천 일해공원 명칭 변경과 생가 철거 요구는 15년째 이어지고 있다. 재단은 일해공원 명칭 변경 성과가 전두환 지우기 운동의 상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 포천시 국도 43호선에는 전두환이 친필로 쓴 '호국로(護國路)'가 새겨진 비석이 있는데, 이 역시 몇 년째 논란 중이다. 일부 공직자들이 비석 이전을 고민하자, 시민단체가 반발하며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광주대구고속도로 대구 방향 지리산휴게소의 '88올림픽고속도로 준공 기념탑과 기념비'에 전두환 이름 석 자와 발언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서울 예술의 전당·국립중앙박물관·대한민국학술원 등에서도 5·18 진실을 외면·왜곡하는 전두환을 필체로, 기념비로 여전히 기리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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