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감성·생각 이해하기 중요해져
학교 교육에 공감력 키우기 녹여내야

제4차 산업혁명시대는 감성과 소통,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이 우수한 평가를 받는 사회가 될 것이 당연하고, 관계 지향적이며 감성을 지닌 공감 능력이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 현실은 여전히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 틀에 갇혀 있다.

학교에서 국어·수학·영어·과학·사회 등의 교과목을 주로 배운다. '무엇을 아는가'에 집중해야만 한다. '어떻게 느끼고, 타인의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와 관련해서는 배움의 기회가 적다.

공감 능력은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서 사고·감정·생각, 그리고 정서 등을 타인의 관점과 입장에서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적절한 언어나 행동으로 표현하고 타인과 공유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공감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타인을 인지하고, 이해하고, 나아가 반응할 수 있도록 특별한 뇌 회로가 작용해야 한다.

우리의 뇌에는 다른 사람의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는 특별한 거울 신경세포가 있다. 이 신경 회로 덕분에 한 사람의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거울처럼 관찰자의 뇌로 반사해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고 감정까지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영·유아 시절 부모로부터의 안정적인 애착이 없으면 정서적인 공감을 하지 못한다. 타인과 감정적인 연결을 맺는 정서적 공감의 기초 능력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영·유아기는 뇌가 내·외형적으로 급속하게 발달하는 결정적 시기이지만 그 이후로도 인간의 뇌는 사용할수록 계속 변하게 되는 뇌 가소성(brain plasticity) 때문에 공감 능력도 경험하면 발달할 수 있다.

청소년들은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으로 주로 대화를 나눈다. 디지털 의사소통은 관계가 초연결되어 있어 방대한 양의 정보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소비된다. SNS는 대화에서 눈 맞춤, 얼굴 표정, 어조 등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가 없다. 그래서 서둘러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예전보다 공감이 결핍되는 구조이다.

공감 능력 결핍은 청소년들의 교우관계 문제와 학교생활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고, 사회·정서적 발달과 학교폭력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래서 다양한 학교폭력의 해결방안으로서 공감 능력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공감이 집단으로 결핍되는 순간에 수많은 학살의 만행이 자행된 참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집단 공감이 크게 활짝 필 때는 노예제도 폐지와 같은 찬란한 문화가 탄생하였다. 그래서 지도자의 공감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공감 능력을 길러주는 것에는 역지사지의 '역할극', 시각 장애를 체험하는 '감각 바꿔보기', '공감의 언어 배우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알려져 있다. 이제는 공감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녹여내야 한다.

한 사회과 교사는 공감 수업으로서 '일탈 행동과 자작시 쓰기'를 통해 '학생들의 내면을 열어 보고 공감하며 서로 글썽이는 눈들과 마주한 순간, 모든 것이 정화된 느낌이었다'라고 하였다.

코로나로 인하여 온라인과 등교 수업이 반복되며 교사들은 수업 외에 생활 속 거리 지키기를 지도한다. 한편으로 위기 학생 또는 일탈과 비행 아이들을 돌봐야 하므로 교사들은 감정적인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학교에서 구성원 간에 형편을 구체적으로 알고 위로의 말로 서로 토닥이는 공감이 꼭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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